인천항의 항만배후부지 임대료가 부산항이나 광양항보다 4~6배 가량 비싸 입주기업들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입주기업들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3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부산항 등 국내 주요 항만의 월 ㎡당 배후단지 임대료를 보면 인천항 아암물류1단지는 1,298원으로 광양항 200원보다 6.5배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281원)이나 평택ㆍ당진항(700원)과 비교해도 각각 4.6배, 1.9배나 높였다.
이처럼 인천항 배후단지 임대료가 다른 항만보다 크게 비싼 이유는 배후부지를 조성하면서 정부로부터 받는 예산이 적었던 데다 공사 차원의 사업비가 많이 투입돼 임대료를 비싸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산항과 광양항 등 2개항을 전략적 항만으로 육성하는 '투 포트(Two Port) 시스템'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들 2개 항만에 정부 예산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부산 신항의 경우 배후단지를 개발하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국고지원 비율은 50%이며, 광양항도 100% 전액을 국고에서 지원받고 있다. 정부와 경기도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평택항만공사도 평택ㆍ당진항의 배후부지를 조성하면 50%를 국고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그러나 인천항의 경우 아암물류 1단지와 북항 배후부지를 조성하는데 드는 사업비의 국고지원 비율은 25%에 그치고 있다.
IPA는 북항배후부지(55만6,000㎡) 조성공사를 지난 2009년 6월 착수해 지난해 4월 완공하는 과정에서 총 564억원을 투입했는데 정부 지원은 사업비의 24%인 111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453억원은 IPA에서 부담했다.
이처럼 인천항 배후부지를 조성하는데 소요되는 사업비 가운데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고 비중이 적었던 탓에 인천항 배후부지 임대료가 비싸지고 입주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IPA와 입주기업들의 지적이다.
현재 IPA는 인천항과 물류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2국제여객부두 배후부지에 아암물류2단지(257만1,180㎡)와 송도국제도시 해상 전면에 인천신항 배후부지(211만7,779㎡)를 개발하고 있다.
아암물류2단지 배후부지는 올해 말부터, 인천신항 배후부지는 2014년말부터 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IPA 관계자는 "인천항에 대한 배후부지 국고지원 비율을 부산항과 같은 50%로 상향 조정할 경우 배후부지에 입주하는 물류업체들에게 저렴하게 부지를 임대할 수 있어 해당 기업들의 물류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