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5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정치하지 마라'란 글을 올려 현실 정치인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을 '정치인을 위한 변명'이라고 칭하면서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정치하지 마라'고 진담으로 말한다"고 털어 놨다. '노력과 부담을 생각하면 권세와 명성은 실속이 없고 그나마 너무 짧다'는 것. 그는 "사회적 대립과 갈등이 큰 나라에서는 자연 (정치권의) 싸움이 거칠어지고 패자에 대한 공격도 가혹해지기 마련"이라며 "이런 싸움판에서 싸우는 정치인들은 스스로 각박해지고 국민들로부터 항상 욕을 먹는 불행한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자신이 느낀 정치인의 고독과 가난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치를 하는 동안 옛날 친구들과는 점점 멀어졌던 것 같다. 시간이 없기도 하고 생각과 정서가 달라지기도 하고 손을 자주 벌려서 귀찮은 사람이 돼 버렸기 때문"이라며 "결국 돈도, 친구도 없는 노후를 보낼 가능성이 어느 직업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정' 민주당에서는 그의 글에 대해 쓴 소리로 반응했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이 인터넷 정치를 통해 '상왕'처럼 비칠 경우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건평 씨 문제 때문에 국민이 여전히 노 전 대통령에게 곱지않은 시선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당분간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한 시점 아니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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