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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더블딥'오나

"하반기 일시회복·연말 다시침체"<br>메릴린치등 해외IB 분석 잇따라<br>"서브프라임 조기 해결이 차단책"


미국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파산 쇼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가 올 3ㆍ4분기 또는 하반기 중 다소 회복된 뒤 4ㆍ4분기나 내년 1ㆍ4분기부터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메릴린치 등 해외 투자은행(IB)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른바 ‘W’자 형태의 ‘더블딥(double dipㆍ경기 이중하강)’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이는 지난주 말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가 끝이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이나 미국 경기가 하반기쯤 바닥을 칠 것이라는 일부 기관들의 분석과 배치되는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1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메릴린치ㆍ골드만삭스ㆍ리먼브러더스 등 주요 IB들은 올 상반기는 주택경기 침체 가속화, 소비 및 기업투자 부진 등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경기침체에 진입하겠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경기부양책 및 금리인하 효과로 경기가 일시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의 경우 주택판매 및 건설경기 위축이 지속되는 한편 급격한 가격하락으로 주택경기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동시에 고용상황 악화 및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소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기업투자도 2ㆍ4분기부터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는 피해갈 것으로 전망했던 기관들도 1ㆍ4분기와 2ㆍ4분기 성장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경기침체 쪽으로 전망을 수정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대규모 경기진작책에 따른 세금환급의 영향으로 3ㆍ4분기 소비 증가율이 연 3% 내외로 상승하는 등 하반기 중 경제성장률이 1%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IB들은 하반기 경기 회복은 ‘반짝’ 현상일 뿐 올 4ㆍ4분기 또는 내년 1ㆍ4분기부터 다시 경기가 꺾일 것이라며 더블딥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더블딥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다 일시적으로 회복된 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상황으로 미국이 경기침체의 골을 두번은 지나야 비로소 완연한 회복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즉 세금환급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가 소진되는 한편 올 하반기 중 일시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base effect) 등으로 내년 상반기 소비 증가율이 0% 내외로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게 IB들의 분석이다. 또 경기부양책에 따른 세금감면 혜택을 노리고 내년에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 투자를 올해 앞당겨 집행함에 따라 내년 1ㆍ4분기 중 기업투자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메릴린치의 경우 올 4ㆍ4분기와 내년 1ㆍ4분기 성장률을 각각 -0.5%, -0.2%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국제금융센터 측은 서브프라임 문제의 조기 해결만이 더블딥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주택시장 상황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 급증→유질처분된 담보주택의 매물출회→주택재고 급증에 따른 매물압박으로 가격급락→주택잔여가치 감소로 모기지 연체 증가의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악순환이 지속될 경우 주택경기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동산 전망 기관들은 신규주택건설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주택경기 회복시기를 내년 1ㆍ4분기 이후로 보고 있다고 국제금융센터 측은 전했다. 국제금융센터의 한 관계자는 “악순환 고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해결돼야만 차단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출기관과 차입자가 협의해 대출조건을 완화하는 부분적 해결책만으로는 부족하고 연방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 등 보다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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