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시행된 종합부동산세는 '토지나 건물, 아파트 투자에 따른 과대 수익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관념이 깔려있다. 불로 소득에 준하는 이익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것을 막고 경제적 평등을 달성해야 하고 이것이 정의라는 것이다. 반대논리도 만만치 않다. 시장 경제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것은 타인에게 그만큼 이익을 제공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보상은커녕 징벌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부유한 게 죄가 되는 게 정당한가'다.
급속한 경제 발전과 함께 경제적 불평등이 가속화돼 온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과연 우리 사회는 정의로운가'를 묻는다. 이 책은 정치사상을 연구하는 정치학자가 사회 정의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며 정의의 개념과 관념, 구성요소, 원칙 등을 폭넓게 고찰한다. 저자는 정의의 기초는 권리이며, 정의 이론은 결국 권리를 어떻게 할당하고 제한하는가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본다. 그리고 여러 윤리 이론과 자유주의, 공리주의, 사회주의, 공동체주의 같은 정치사상들이 이러한 문제에서 조금씩 다른 태도를 취하며 경합해왔음을 보여준다.
총 3부로 구성됐으며 1부에서는 정의라는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을 소개하고, 제2부에서는 자유와 평등의 조화가 정의 시현의 관건임을 설명한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걸쳐 주요 사상가들이 말한 정의 관념에 대한 역사를 짚어본다. 3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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