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식출범 가시화하는 제3 노총의 의미

서울지하철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탈퇴키로 하면서 기존 노동운동과 차별화를 추진하는 제 3노총(가칭 국민노총) 출범이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됐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최근 조합원 투표를 통해 53%의 찬성률로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탈퇴와 새로운 상급단체 창설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양대 노총체제로 사실상 양분돼온 노동계에 제3 노총 출현이 투쟁중심의 노동운동 흐름을 뒤바꾸는 획기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지하철 노조의 이번 투표결과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노동운동에 대한 염증과 거부의사를 명확히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늦어도 오는 6월 출범이 예상되는 제 3노총은 탈 정치, 상생과 국민을 섬기는 노동운동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지하철 노조의 이번 결정은 노동운동에 새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제 3 노총에는 서울시공무원 노조 등 공무원 및 공기업 노조와 현대중공업노조 KT노조 등 50여개 노조와 연맹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노조의 전체 조합원은 약 20만 명에 달하는데 오는 7월부터 복수노조가 시행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정도 규모는 상당수 노조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강력 견제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양대 노총 중심의 노동운동은 지금껏 불법 파업과 정치투쟁이 잇따르고 일부 노조간부 이익만을 위한 행태를 보이는 등 상당히 왜곡돼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노사관계 역시 대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이 것이 정치 사회적 혼란까지 야기해 후진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대 노총과 야 3당이 최근 타임오프제와 복수노조 시행 거부 등을 목적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재 개정 추진에 나서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 3 노총 출범의 가시화는 이처럼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노동운동을 노조원들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바꾸겠다는 강력한 시도인 것이다.

제 3노총 설립이 차질 없이 이뤄져 노동운동이 조합원 실리 중심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 대화와 타협 위주의 선진적 노사관계를 형성하는 큰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