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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홀로 고속성장] 고용회복 → 소비확대 → 투자증가 선순환… 글로벌 '원톱'으로

유가하락 효과 반영 땐 4분기도 호조세 지속

유로존·일본 등 고전 속 세계경제 성장 견인


미국 경제의 나홀로 질주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일본이 디플레이션 공포에 시달리는 등 선진국의 경제가 고전하고 중국마저 성장이 둔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미국은 올 3·4분기 성장률이 지난 2003년 3·4분기 이후 11년 만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5%를 기록했다. 특히 올 3·4분기는 유가 하락에 힘입어 미국 경제의 견인차인 소비가 본격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앞으로 미 경제 회복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이 유일한 성장엔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월가 예상을 뛰어넘은 3·4분기 경제성장=월가는 3·4분기 성장률에 대해 '경이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미 경제에 대한 전망을 수정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 골드만삭스·JP모건 등 주요 월가 투자은행(IB)들은 미국 경제가 하반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한파로 인한 연초의 저조한 성적 때문에 연간 2.2~2.3%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하지만, 3·4분기 깜짝 지표에 4·4분기 호조를 감안할 경우 연간으로 따져도 최소 2% 후반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 그룹인 마이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는 "미국의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8% 증가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2.6%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전망치인 2.3~2.4%보다 높은 것이다.

◇선순환이 불러온 나홀로 질주=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질주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가계 소비가 자리 잡고 있다. 11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에서 늘어난 새 일자리는 32만1,000개로 2012년 1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가장 많았고, 연준이 고용시장 회복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월 20만개 일자리 창출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1999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강력한 일자리 창출 흐름이다. 고용회복은 가계 소비와 직결된다.

주가와 집값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 역시 가계 소비를 촉진하는 한 요인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4분기 성장률이 나온 지난 23일(현지시간) 1만8,024.17로 사상 처음으로 1만8,000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마이크 제크먼 인텔리전트 유닛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3·4분기 성장률은 최상의 수치"라며 "새 일자리는 1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이는 개인 소비확대와 기업 투자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 글로벌 경제 원톱(One Top)=미 경제의 회복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하락은 미국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을 또 다른 요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미국의 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0.2~0.5%포인트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막대한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기업들도 투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내년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연준도 내년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2.6~3.0%를 제시하고 있다. 내년 유로존이나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은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은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미국 경제의 질주는 정치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에 따른 서구의 제재로 미국에 맞섰던 러시아 경제는 휘청거리고 있고 한때 미국의 골칫거리였던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위상이 크게 추락한 상태다. 또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 역시 내년 경제성장률이 7% 안팎까지 떨어지는 성장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경제에 리스크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감소 등으로 미 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높다. 특히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할 경우 시장금리 상승으로 기업투자나 주택대출, 소비 등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러시아 사태의 파장이 신흥국으로 확산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미 경제에도 역풍이 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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