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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QE 시대-세계경제 어디로] <상> 태풍일까 미풍일까

공조서 발 뺀 美… 금리 조기인상 땐 실물경제 퍼펙트스톰 우려




유럽·中·日 등은 여전히 디플레이션과 전쟁중

슈퍼달러 추세 가속… 글로벌자금 속속 美 회귀

"최악땐 신흥국發 제2 금융위기 가능성" 경고음


세계 경제가 또다시 전인미답의 길로 접어들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QE) 종료 선언은 금융위기 이후 6년간 지속돼온 '칩머니'의 시대가 끝났으며 각국의 정책공조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먼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실물로 파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세계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은 큰 부담이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럽·일본·중국·신흥국 등 다른 세계 주요 경제권들은 디플레이션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거나 성장둔화를 겪고 있다.

따라서 연준의 '출구전략'은 이미 예고된 것임에도 그 파장이 얼마나 클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출구전략의 본격적인 영향은 금리인상에 대한 신호가 나올 시점에 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달러 수요가 늘어나 '슈퍼달러' 추세를 더욱 가파르게 할 수 있다. 달러화 강세 예상이 지배하게 되면 글로벌 자금들의 미국 환류 흐름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 엑소더스 등이 잇따르면서 외환위기나 금융위기가 파생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로이터도 30일 연준이 매파 성향을 내비치면서 아시아 증시가 추락하고 달러가 힘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연준의 출구전략에 따른 위험에 대해 각국과 주요 시장도 이미 여러 준비를 해왔다. 주요국·신흥국들이 갑작스런 역외 자금 이탈에 따른 외환·금융위기에 대비해 서로 통화스와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가 하면 강도 높은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들의 자본·재무건전성을 제고해왔다. 증시에서도 여러 정책당국자와 전문가들이 수시로 미국발 장기 초저금리, 달러 홍수에 기댄 위험투자를 자제하라고 경고음을 울리며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점검을 독려해왔다.

그러나 이 정도의 보호막으로는 포스트 QE의 후폭풍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 충격은 태풍이냐, 미풍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단기에 끝날 것이냐, 장기간 지속될 것이냐의 문제일 뿐이라는 뜻이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경제권의 실물경제가 부진하다는 점도 출구전략의 파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에 이어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은 금융위기 직후와는 달리 더 이상 세계 경제의 방패가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심각한 부동산 거품, 악화된 빈부격차, 산업고도화 전환기에 따른 성장통 등에 마주하면서 위기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와 내년 7% 중반의 성장을 다짐하지만 그마저도 불투명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2015년도 중국 경제의 성장전망치를 6.5%까지 낮췄다. 지난해 하반기 대체로 10%대(전년 대비)를 구가하던 중국의 월별 공업생산 증가율은 올해 들어 9% 안팎으로 떨어지더니 8월에는 아예 6.9%로 주저앉았다. 대륙 경제가 식어가면 대중 수출에 의지하는 국가들에도 연쇄적인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

연준도 이 같은 우려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양적완화 종료 선언시 비록 매파 본능을 일부 내비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초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삭제하지 않은 부분은 연준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이 같은 연준의 신중한 행보를 시장이 얼마나 신뢰하고 그에 호응할지 여부다. CNBC는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 발표 직전 "중앙은행이 (그동안 매입했던 자산을) 팔더라도 시장이 이를 사지 않는다면 어찌할 것이냐는 가시 돋친 딜레마에 연준이 직면해 있다"며 시장의 우려를 전했다. 연준 정책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커지고 자금의 엑소더스가 일어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퍼펙트스톰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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