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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잘 안들어서요

보건사회연구원 결혼·출산 조사<br>20~40대 기혼여성 32%가 1년이상 불임… 3년전보다 6%P 늘어


서울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한 뒤 2010년 가을 결혼을 한 이명현(29)씨.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이씨에게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임신이다. 이씨는 남편과 딱 1년만 달콤한 신혼을 보내고 아이를 갖자고 약속을 했다. 계획대로라면 이씨 부부는 진작에 어여쁜 아기를 품에 안았어야 하지만 이들은 1년 반이 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해 애가 바짝바짝 타 들어가고 있다.

이씨의 사례처럼 임신이 안 돼 고민하는 기혼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피임을 중단했거나 피임 경험이 없는 20~44세 기혼 여성 969명 가운데 32.3%(313명)가 "임신을 원했지만 최소 1년 동안 임신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난임 경험률은 3년 전인 2009년 조사 때(26.2%)보다 6.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20~24세 19.2%, 25~29세 14.2%, 30~34세 22.9%, 35~39세 49.3%, 40~44세 71.9% 등으로 나이가 많아 질수록 난임 경험률도 덩달아 높아졌다. 직장을 가진 기혼 여성의 난임 경험률이 36%로 취업을 하지 않은 여성(29.3%)보다 6.7%포인트나 높았다.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혼 연령이 전반적으로 늦어지면서 임신에 실패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직장인 여성들이 겪는 스트레스도 난임 경험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난임을 경험한 기혼 여성 중 실제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비율은 31.5%였고 이 중 63.9%가 난임 치료를 받았다.



난임 진단을 받고도 따로 치료를 받지 않은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가능성이 없어 보여서'가 58.5%로 가장 많았고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는 응답도 13.2%에 달했다.

정부는 현재 평균 소득 150% 이하에 속하는 가정 중 44세 이하의 여성에 대해서는 회당 50만~180만원씩 시술비를 3~4회를 지원하고 있다.

김 위원은 "난임의 증가는 결과적으로 저출산을 초래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난임 진단과 치료 등의 지원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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