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일(현지시간) "세계 경제가 향후 몇년간 저성장 국면을 이어갈 수 있다"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등 세계 각국에 과감한 부양책을 주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침체기의 코너를 돌아 회복기에 있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세계 경제가 앞으로 5년간 총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전 예상치에 비해 2%포인트 높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인플레이션 장기화로 내수와 생산이 위축되고 이것이 성장과 고용을 짓누르고 있다"며 과감한 부양책을 주장했다. 그는 △유로존의 부진한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등의 지정학적 위험 ▦시장의 잠재적 불안정성 등을 글로벌 경제의 위험요소로 꼽으며 "충분한 정책적 동기부여가 없으면 중기적으로 세계 경제를 '저성장의 함정'에 빠뜨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유로존의 부진한 인플레이션을 '로플레이션' (low-flation)이라고 칭하며 "전형적이지 않은 수단까지 동원한 추가 통화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AP통신은 라가르드의 발언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에 미국과 일본식 양적완화 도입을 압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일본은행에 대해서도 현재 실시 중인 금융완화를 비롯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세계 중앙은행 간 정책소통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충격이 특히 경제근간이 취약한 나라들에 더 심각할 것이고 마지막에는 미국으로도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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