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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유산상속 포기해도 장례비는 부담해야"

상속포기 했더라도 장례비용은 부담해야

상속을 받지 않겠다고 결정했더라도 부모 장례비용은 법에서 정한 상속비율에 따라 부담해야 한다. 부의금 역시 부모가 준 재산으로 보고, 균등하게 나누거나 들어온 금액대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임채웅 부장판사)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상속재산과 장례비용을 분할해 달라”며 A씨(48)가 낸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에서“부의금을 제외하고 A가 부담한 장례비용 760만원은 5명의 형제자매가 나누어 분담해야 할 것이다”라고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장례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상속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고인과의 친족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특정 상속인이 상속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더라도 민법에 정한 법정상속분의 비율에 따라 장례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의금은 장례비에 먼저 충당될 것을 조건으로 한 금전”이라며 “접수된 부의금 금액이 상속인(혹은 다른 가족) 별로 다르더라도 모두 장례비용으로 충당한 다음에 남은 금액을 법정상속분 따라 분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가 홀로 모시던 어머니는 지난 2007년 사망했다. A씨는 어머니 장례비용으로 950여 만원을 사용했고 지인들의 도움을 받은 돈을 제외하면 760여 만원을 혼자 부담했다. A씨는 어머니가 이혼하기 전 낳은 형제들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를 법원에 요청했고, 법원은 상속재산에 해당하는 고인의 부의금 등을 고려해 “나머지 형제자매들은 153만원씩 장례비를 부담하라”고 밝혔다. 서울가정법원 김윤정 공보판사는 “가족관념의 변화로 장례비나 부의금을 둘러싼 분쟁도 증가하고 있지만 명확한 처리기준이 없어 법정다툼까지 오는 경우가 많다”며“이번 심판의 의의는 상속포기 했더라도 장례비 부담해야 한다는 기준을 정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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