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에 따르면 정상들은 7일(현지시간)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15시간 동안 계속된 마라톤 회의 끝에 향후 7년간 쓸 예산을 9,600억 유로로 정하는데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의 예산 약 1조 330억 유로에서 730억 유로가 삭감된 것이다. FT는 이 안이 최종 타결되면 EU 역사상 예산안이 줄어든 첫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U는 지난해부터 예산 감축을 요구하는 영국, 네덜란드 등과 증액을 요구하는 프랑스, 그리스 등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영국은 유럽 전반에 걸친 긴축 기조에 맞춰 EU 예산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프랑스는 경기침체에 허덕이는 국가를 위해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맞섰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재자로 나서면서 갈등은 풀린 것으로 보인다. FT는 메르켈이 ▦EU 관료들에게 들어가는 예산 10억유로를 삭감하고 ▦성장을 위한 인프라 기금을 대폭 감축하며 ▦청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60억유로의 특별기금을 조성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안심하기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유럽 의회의 마틴 슐츠 의장은 “EU 위원회가 제시한 수치에서 벗어날수록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U 위원회가 제시한 예산은 1조 330억유로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