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서는 이정현(전남 순천·곡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임태희(경기 수원정) 전 대통령실 실장, 나경원(서울 동작을) 전 최고위원 등 지명도 높은 후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서울에서부터 호남지역으로 이어지는 ‘이태원 벨트’를 형성해 후보 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서 이룬 새정치민주연합의 ‘삼각편대’는 경기도지사·경남도지사를 각각 지낸 손학규(경기 수원병)·김두관(경기 김포) 상임고문과 기동민(서울 동작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다. 모두 광역자치단체에서 행정경험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른바 ‘행정가 라인’이다.
여야 ‘쓰리톱’이 정면충돌하는 지점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이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시장에게 패배한 나 전 최고위원과 ‘박원순의 오른팔’로 불리는 기 전 부시장이 맞붙는다. 서울 동작을의 경우 전통적으로 야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기 전 부시장의 전략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불거진데다 후보 등록까지 마친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선거 완주’에 강한 의지를 보인 점이 새정치연합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 전 최고위원이 기 전 부시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전 실장과 손 상임고문은 지역구 4곳 중 3곳에서 선거가 진행되는 ‘수원 벨트’의 승리를 두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임 전 실장이 출마한 수원정(영통)은 김진표 전 새정치연합이 3선을 지낸 곳이다. 6·4 지방선거에서도 당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41.7%)의 득표율이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58.3%)에 비해 크게 뒤쳐졌다. 손 상임고문 역시 어려운 선거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손 상임고문이 도전장을 내민 수원병(팔달)은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와 그의 부친 남평우 전 의원이 21년 간 의원직을 지켰던 지역이다.
이 전 수석과 김 상임고문은 ‘사지(死地)’에서 생환해야 하는 임무를 떠안았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전 수석의 경우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광주 서을 지역에 출마해 39.7%를 득표하며 저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신의 고향인 곡성에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곡성보다 순천 지역의 유권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김 상임고문 역시 새누리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이 3선을 지낸 경기 김포에서 ‘고군분투’해야 하는 처지다. 경남 남해 출신으로 이 지역에서 광역단체장까지 역임한 김 상임고문이 김포 지역과 큰 연이 없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야권 내부에서는 대권주자급 인사인 김 상임고문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열세 지역인 김포 지역에서 바람을 일으켜주길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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