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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뜨는 부동산 약인가 독인가] "집값 내년까지 완만 상승하겠지만 거시경제·공급량이 변수"

■ 전문가들이 말하는 불안 요소는

유럽·日 등 글로벌경제 불확실성 큰 부담

美 금리 인상 땐 국내 저금리 변화 불가피

크게 늘어난 신규분양 또다른 '폭탄' 우려

부동산 시장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침체된 경기가 되살아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1대책 이후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진 서울 광진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사진제공=광진구청


"상승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습니다. 현재 상황으로는 거시경제 회복 여부와 주택공급량이 향후 시장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거시경제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호황을 누리는 부동산 시장은 추진력을 잃기 쉽다. 아직은 경기침체기에도 집값이 상승할 만큼 부동산 시장의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이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곧 현재의 상황을 대세 상승으로 부르기에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반면 부동산 시장 순환주기상 반짝 상승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대세 상승론 역시 만만찮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 상승, 저금리 지속, 주택 매수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제여건 변화와 국내 경기회복 정도, 주택공급량은 향후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에도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현재의 시장상황은 대세 상승도, 반짝 회복세도 아니다"라며 "일단 내년에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거시경제여건이 좋지 않아 여전히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거시경제·금리 변동 가장 큰 변수=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거시경제상황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세계 경제의 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2008년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유럽의 재정위기로 지속된 면이 크고 지금도 비슷한 여건이다. 유럽은 재정위기의 덫에서 예상보다 더디게 빠져나오고 있고 일본은 엔저 현상이 계속되면서 아베노믹스의 실패에 따른 '꼬리 위험(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는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로 인한 세계 경제 변동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경제상황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골디락스(인플레이션 없는 호황기)와는 다르다"며 "유럽과 일본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점은 시장에 심리적 부담감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는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양적완화를 끝낸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국내 금리도 동조화의 길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은 미국이 더딘 세계 경제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금리 인상은 유보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일 뿐 미국의 금리 상승은 예정된 수순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부동산 시장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8월 한 달간 주택담보대출액이 전월 대비 5조1,000억원 늘어 2012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인 것도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 구입에 따른 이자 부담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허 연구위원은 "현재 시장이 좋은 것은 계속된 저금리 기조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며 "올해까지는 안정적으로 왔지만 내년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잇따른 공급…실수요 없으면 또 다른 폭탄=전문가들은 국내외 거시경제여건 못지않게 공급 과잉 우려를 부동산 시장의 내적 변수로 꼽고 있다. 올 하반기 대폭 늘어난 신규 분양은 단기간 시장에 부담을 줄 정도의 규모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분양(예정 포함)물량은 33만3,474가구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미 주택 인허가를 받고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물량이 공공과 민간을 합쳐 120만여가구로 추정돼 시장의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급격한 공급량 증가가 가장 불안한 요소"라며 "현재처럼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으로 공급을 늘리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전국 평균 70%선을 넘어서면서 매매수요로 전환이 가속화될지도 앞으로의 주택 시장에 영향을 끼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전세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전세가율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임차인들이 매매수요로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도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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