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 재의 절차를 밟는 6일 국회 본회의 전까지 이런 마찰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당장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의 돌출행동에 대해 비박계 측은 "해도 너무한다"며 들고 일어났다. 유 원내대표를 토끼몰이식으로 지나치게 몰아붙이고 있다는 반발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 차례 연기됐다지만 3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도 걱정거리다. 유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아 의사봉을 잡는 가운데 이병기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업무·결산보고를 해야 한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의원들까지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국무회의 발언의 적절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를 게 뻔하다. 청와대 측은 가급적 관련 발언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제대로 예측하기 어렵다.
새누리당의 내부갈등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10조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과 7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각종 민생법안들의 통과 전망도 덩달아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부 정책이란 여당의 지원으로 입법화된 후에야 정상적으로 집행될 수 있다. 국민들은 새누리당의 친박계와 비박계의 내홍이 시급히 마무리되지 않으면 국가 운영 시스템 전체가 작동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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