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의 날은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다. 핵가족 시대 가정의 핵심인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 문제·고령화 문제 등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법정기념일로 2007년 5월 대통령령에 의거 공포됐다. 하지만 우스갯말로 부부가 30대에는 마주 보고 40대에는 천장 보고 50대에는 등지고 자고 60대에는 어디서 자는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부부간의 정이 점점 더 소원해지고 무관심해져 가는 세태를 풍자한 말이다.
고마운 일, 능동적으로 찾을 때 더 생겨
불화의 근원은 '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이혼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혼 건수는 11만5,000여건이다. 원인은 성격차이가 44.6%, 경제 문제가 11.3%, 그리고 정신적·육체적 학대와 가족 간 불화 및 기타가 33.5%로 나타났다. 가장 큰 원인이 되는 성격차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결혼 적령기가 되도록 다른 가정에서 자란 타인들끼리 만나 한집에서 매일 사는데 어쩌면 성격이 맞는 게 이상한 것 아닌가. 그래서 처음 꺼내는 말부터 조심해야 한다. 갈등과 반목을 사전에 막고 행복한 부부 사이를 가꾸기 위해서는 험담을 삼가고 칭찬과 인정의 말로 입맞춤부터 잘해야 부부 사랑도 재건축이 가능하다.
가까운 사람에게 받은 상처일수록 더욱 오래가는 법이다. 비난과 경멸 등 험담은 아예 입 밖에 꺼내지 않도록 미리 연습하자. 말 때문에 부부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특히 부부간에는 서로 잘 알기 때문에 나중에 치유하려 해도 쉽사리 아물지 않는다. '혀(舌) 아래 도끼 들었다'는 속담이 공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자기가 한 말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 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이러한 속담이 생겨난 것이다. 부부지간에도 화날 때일수록 신중하게 말을 해야 뒤탈이 적다.
더불어 칭찬과 인정, 그리고 따뜻한 격려의 말은 자주 주고받자. '칭찬은 귀로 먹는 보약'이라고 한다. 칭찬에 인색하거나 주저 말자. 당연시 여기는 태도를 줄이고 감사의 마음은 그때마다 전하자. 감사하는 마음을 기르려면 일상의 사소한 일에서부터 감사할 일을 찾아봐야 한다. 감사할 일을 찾다 보면 감사할 일이 더 많이 눈에 띈다. 감사란 그냥 저절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며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배우면서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감사란 고마워하기를 선택한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의도적인 감정이다. 오늘, 지금, 그리고 즉시 가족에게 감사할 일 하나를 찾아 반드시 전해보자.
'부부의 날' 맞아 칭찬·격려를
부부 사랑도 재건축이 필요하다. 내가 좋다고 상대방도 다 좋을 수 없다는 것은 긴 세월 같이 살아봐서 서로 잘 안다. 천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사랑해요·고마워요·잘 했어요'라고 한다. 가정의 행복과 부부의 사랑을 만드는 것은 물질만이 아니다. 한마디의 험담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자초하고 칭찬의 언어가 부부의 사랑을 지속시켜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사랑이 담긴 아름다운 한마디 말을 전할 것인가에 있다. 탈무드에 '부부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으면 칼날 폭만큼의 침대에서도 잠잘 수 있지만 서로 반목하기 시작하면 10m나 폭이 넓은 침대도 너무 좁아진다'는 말이 있다. 부부의 날 즈음해 칭찬과 격려의 말로 비좁은 갈등과 반목의 침대가 넉넉한 사랑과 행복의 금실침대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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