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 모처럼 큰 장이 선다. 경기침체로 가라앉았던 시장 분위기가 송도ㆍ청라 등 유망지역의 분양 열기로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회사들이 그동안 미뤄뒀던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분양시장에는 전국에서 2만여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는 예년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올 들어 가장 많은 물량이다. 특히 청라지구 동시분양을 비롯해 김포 한강신도시, 아현뉴타운 등 서울 및 수도권 인기지역에 대부분의 물량이 몰려 있어 6월 분양시장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올 들어 가장 풍요로운 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는 물론 적절한 투자시기를 저울질해왔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청약전략을 세울 때라고 조언했다. 저금리 기조로 자금조달 부담이 어느 때보다 줄어든데다 저렴한 분양가, 양도세 면제 등 세제 혜택, 전매제한 완화로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는 단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인기 택지지구는 규모나 입지 면에서 청약 경쟁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청약가점이 높다면 인기지역을 노리고 그렇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단지로 눈을 돌리는 청약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최대인 2만여가구 공급=6월에는 전국 33개 단지에서 2만여가구에 이르는 일반분양 물량이 공급된다. 당초 2만2,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었지만 SH공사가 은평뉴타운2지구에서 공급할 예정이던 1,400가구와 삼성물산의 동작구 본동 5구역 244가구 등의 분양일정이 늦춰지면서 공급물량이 다소 조정됐다. 김포 한강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 등 신도시 분양물량이 포함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9,500가구가 쏟아진다. 특히 김포 한강신도시는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저렴한 분양가에다 양도세를 5년간 100% 면제 받을 수 있어 청라지구의 청약 열기가 옮겨갈지 주목된다. 인천에서는 올해 분양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청라지구가 동시분양을 앞두고 있다. 3,400여가구가 동시분양될 예정인 가운데 대부분 전용면적 85㎡ 이상의 중대형 단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에서도 유망 재개발 단지에서 900여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청라를 노릴까, 김포로 갈까=수도권 유망지역에서 오랜만에 신규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청약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입지여건이 좋고 분양가도 저렴한 단지가 많이 나온 만큼 경쟁력 있는 단지를 골라 청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6월 분양시장의 하이라이트는 수도권 신도시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물량이다. 김포 한강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 인천 청라지구 등 인기 공공택지에서 1만3,000여가구가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이 알짜물량이 많은 만큼 송도ㆍ청라 등지에서 시작된 청약 열기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는 KCC건설과 우미건설이 각각 1,090가구, 1,05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들 아파트는 한강변에 위치해 조망권은 물론 중심 상업지와 가까워 입지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 광교신도시에서는 ㈜한양이 214가구를 분양한다. 광교신도시는 광교산과 천연저수지인 원천ㆍ신대저수지를 끼고 있어 쾌적성을 중요시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오산 세교지구에서는 주택공사가 휴먼시아 아파트 772가구를 분양한다. 세교지구는 동탄1ㆍ2신도시와 가까워 신도시 개발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곳이다. 올해 분양시장의 블루칩인 인천 청라지구의 분양대전도 계속된다. 청라지구에서는 SKㆍ반도건설ㆍ동양메이저ㆍ한양 등 4개 건설사의 동시분양 물량을 포함해 7개 단지, 총 3,400여가구가 공급된다. ◇서울 재건축ㆍ재개발 단지 주목=6월 분양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서울 지역의 유망 재건축ㆍ재개발 단지에서 물량이 나온다는 점이다. 은평뉴타운에서 공급될 예정이던 1,400가구에 대한 분양일정이 7월로 늦춰졌지만 상계ㆍ장암지구 436가구 등 여전히 유망물량이 많다. 상계ㆍ장암지구는 공공택지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아 주변보다 시세가 저렴한데다 대단지로 구성돼 있다. 도심지인 아현뉴타운에서는 삼성물산이 공덕5구역을 개발해 749가구 중 3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동작구 흑석동에서도 오랜만에 물량이 나온다. 동부건설은 흑석5구역을 재개발해 655가구 중 168가구를 선보인다. 이밖에 성동구 금호동에서는 GS건설과 삼성물산이 금호17ㆍ19구역을 재개발해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각각 31가구, 33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