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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개방 걱정만 말고 해외 진출 해야죠"

법무법인 율촌 우창록 대표변호사<br>中·베트남 사무소 개설… 현지 우리기업 등 서비스<br>새 아이디어 적극 수용… 열려있는 조직 분위기가 年 매출 1,000억 성장 비결


"단 한번도 성장을 목표로 삼은 적은 없습니다."

법무법인 율촌을 이끌고 있는 우창록(59ㆍ사진) 대표변호사는 회사의 성장 배경을 묻자 간단 명료하게 답했다. 창사 10년 남짓 기간 만에 국내 메이저 로펌으로 도약시킨 그가 "성장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하니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하지만 우 대표변호사는 확고했다. 변호사 수를 늘리고 로펌 규모를 키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영역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면 자연스럽게 로펌도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며 "물 흘러 가듯 따라가다 보니 어느 새 여기까지 와 있었다"고 말했다. 몸에 맞지 않는 호사스러운 옷을 걸치기 전에 제 역할부터 찾는 것이 우 대표변호사가 생각하는 로펌의 바른 길이었다.

우 대표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나와 서초동에 사무소를 처음 열었을 때 이 같은 마음가짐으로 나섰다고 했다. 우 대표변호사는 "꿈을 가지고 (로펌 설립)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다"며 "계속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김앤장을 나오면서 편하게 살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어느 샌가 이곳 저곳에서 사람들이 모였다"고 소개했다.

지난 1997년 뜻을 같이 한 소수의 변호사들과 함께 차린 율촌은 어느덧 한 해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대형 로펌으로 성장했다. 국내 5대 메이저 로펌 가운데 하나인 율촌은 조세와 송무, 국제중재 등 여러 분야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고 있다. 변호사 1인당 생산성의 경우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금처럼 율촌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해 실무적 차원에서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무리하게 싼 가격을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우 대표변호사는 직원을 대할 때도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우리 스스로 완성된 조직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완성돼가는 조직이니까 새 사람이 들어와서 조직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얼마든지 수용하자." 우 대표변호사가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율촌을 처음 만들었을 때 서로 다짐한 내용이다.

신입 변호사의 가족들에게 사무실을 공개하는 '오픈 하우스' 행사나 전체 변호사들이 다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것도 열린 조직을 꾸려나가자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그 결과 율촌은 안정적이고 서로 신뢰하는 사내 분위기를 덤으로 얻었다.



신뢰 얘기가 나오자 지난해 6월 율촌을 대상으로 진행된 세무조사를 언급했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조세 사건마다 국세청을 이기는 율촌에 대한 보복 조사다'라는 소문이 돌았다. 지난 2008년 이후에 처음으로 있었던 대형 로펌에 대한 세무조사였고 종합부동산세 과세 문제와 관련해 율촌이 승소한 직후라서 더욱 그랬다.

우 대표변호사는 세무조사를 받은 상황에 대해 "내부적으로 오히려 잘 됐다"며 웃었다. 우 대표변호사는 예상치 못한 조사에 당황한 직원들에게 '국세청 측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다 보여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절차상 수색영장을 가져와야 한다며 막을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렇게 할 필요를 못 느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직원들도 세무조사 전까지는 '투명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설명을 100% 믿지는 못했던 듯하다"며 "실제로 열어보니 직원들이 아는 내역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 확인돼 내부적으로 결속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우 대표변호사는 여러 분야 가운데 특히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분쟁과 송사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을 다른 로펌에 비해 한발 앞서 키웠다는 점을 뿌듯하게 생각했다. 그는 "국제 중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을 찾아서 궤도에 올렸다"며 "이제는 FTA 발효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의료제약 산업 영역이나 국제 스포츠와 연계된 법률시장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을 바라보는 우 대표변호사의 시각은 열려 있다. 현재 율촌은 베트남과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설한 상태다. 우 대표변호사는 "중국 시장은 나라가 크고 사회를 이해하는 게 어려워서 사무소 운영 역시 힘들지만 율촌은 그곳에서 좀 더 커질 수 있다"며 중국 로펌 시장이 한 번 크게 바뀔 거라고 예측했다. 중국 현지 로펌들의 성장세가 무척이나 빠르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분석도 함께 곁들였다. 우 대표변호사는 "중국 쪽이 못하는 것들을 한국 변호사가 해야 한다"며 "남이 들어오는 것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나갈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약력

▦1953 경북 경주 출생 ▦1970 경주문화고 졸업 ▦1974 서울대 법대 졸업, 제16회 사법시험 합격 ▦1976 사법연수원 제6기 수료 ▦1983 미국 워싱턴대 법학대학원 법학석사 ▦1984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법학대학원, 객원연구원, 미국 쿠델 브러더스 법률회사 뉴욕사무소 ▦1979~1992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1992~1994 변호사 우창록 법률사무소 ▦1994~1997 율촌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1997 법무법인 율촌 설립 ▦2006~2009 한국세법학회 회장 ▦2011~ 대한중재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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