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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상한 각오 요구되는 경제운용계획
입력2008-03-10 18:08:36
수정
2008.03.10 18:08:36
새 정부의 첫해 경제운용계획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가 돋보이기는 하나 최근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너무 낙관적이라는 인상이 든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6.0% 내외가 되도록 노력하기로 하고 새로운 일자리 35만개 창출, 경상수지 70억달러 적자 및 소비물가 3.3% 이내 억제 등 의욕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성장률과 일자리는 지난해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한 평균 7%, 60만개에 비해서는 후퇴했고 물가와 경상수지적자관리 목표도 지난해 말 예상치보다 크게 나빠졌다.
그럼에도 이번 경제운용계획은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747을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기조도 ‘안정’보다는 ‘성장’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인하하는 것을 비롯해 출자총액제한 폐지 등 규제철폐, 사회간접자본(SOC) 조기집행 등 경기부양으로 정책방향을 잡은 것은 옳은 선택이다.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 개선을 위한 영리의료법인 신설과 싼 골프장 건설대책도 제시했는데 이른 시일 안에 실행되는 게 중요하다.
새 정부답게 강한 포부를 밝히기는 했지만 강한 자신감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 스스로 성장률 전망치를 6%로 못박지 않고 ‘내외’나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제현실이 여의치 못하기 때문이다. 유가ㆍ원자재ㆍ곡물 등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성장둔화ㆍ물가상승의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청사진과 달리 일부 민간연구소 중에서는 3% 성장을 점치는 곳도 있다. 올해 4% 성장만 해도 잘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를 꼭 살리겠다’고 대통령이 다짐한 만큼 새 정부 첫 경제운용계획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크다. 그러나 경제회생이 급하다고 해서 의욕을 부린 나머지 무리수를 두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의 경기부진은 우리만 겪는 일이 아니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가라앉고 있는 터에 무리수를 둘 경우 그에 따른 후유증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은 대증적 요법이나 전시행정보다는 막힌 곳을 뚫어 민간과 시장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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