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칠순 넘긴 홉킨스, 작곡가 공식 데뷔 "음악이 내 삶의 전면에 부상해 흥분"

오스카 주연상 수상자인 앤소니 홉킨스(73)가 칠순을 넘긴 나이에 작곡가로 공식 데뷔한다. 지난 40년간 작곡을 해왔다는 그는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영국의 주요 영화음악제인 '사운드트랙 오브 유어 서머'에 그의 작품이 출품돼 23일 연주된다.

홉킨스는 자신이 감독한 두편의 영화 '어거스트'(1996)와 '슬립스트림'(2007)의 음악을 작곡했다. 홉킨스는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이제 음악이 내 삶의 전면으로 부상해 흥분된다"며 "어떤 면에서 그것은 완전히 다른 삶" 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악보를 읽을 줄 알고 피아노도 치지만 정식으로 음악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난 관현악 편성에 다소 재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홉킨스는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클래식과 그 밖의 다른 모든 장르의 혼성이라고 밝혔다.

음악제의 제작자인 토미 피어슨은 "홉킨스의 음악은 매력적이며 어딘가 동경하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서 "그의 대부분의 음악은 가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으로 홉킨스의 눈처럼 반짝거린다"고 설명했다.

영화음악을 제외한 대부분의 그의 음악은 간결한 8~9분짜리이며 음악제에서 신곡을 포함한 몇 편의 음악이 연주될 예정이다. 23일에는 홉킨스의 음악 외에도 그가 나온 영화들인 '양들의 침묵'(하워드 쇼)과 '리메인스 오브 더 데이'(리처드 로빈스) 및 '섀도랜즈'(조지 휀턴) 등의 음악도 연주된다.

웨일스 태생의 홉킨스는 7세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는데 그 때 처음으로 세르게이 에이젠스타인의 영화 '이반 공포대제'를 보면서 영화음악 작곡가인 프로코피에프에 심취했다. 그 뒤로 번 윌리엄스와 엘가, 델리어스의 음악을 들으면서 클래식에 빠져들었다. 홉킨스는 "난 늘 작곡가가 되고 싶었지만 한번도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멋진 아마추어의 신분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