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의 감산이 본격화되면서 가격 동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 세계 공급의 40%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감산이 가시화되면서 유가의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최근 감산 규모를 더 늘릴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관측통들은 늦어도 3월 이전에 현재 800만 배럴 수준인 사우디의 하루 생산량이 30만배럴 가량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의 지난해 여름 생산량이 970만 배럴이었음을 감안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사우디 외에 이란,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도 생산량을 줄이면서 올 1월 OPEC 회원국들의 전체 하루 산유량은 지난 여름보다 250만배럴 적은 3,000만배럴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음달에는 산유량이 더 감소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OPEC의 감산 도미노는 비회원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이미 하루 생산량을 13년 만에 가장 적은 280만배럴로 낮춘 세계 6위 생산국 멕시코의 경우 OPEC의 감산 압력에다 원유 매장지의 노후화로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내 영세 생산업자들도 경영난으로 원유채굴을 포기하고 있다. 몇몇 아시아의 정유 업체들은 사우디, 이란 등 기존 공급 라인으로부터 공급이 줄면서 다른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을 정도다. 감산이 수요 감소를 상쇄하면서 유가의 하락세도 한풀 꺾이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 대비 0.28%오른 배럴당 43.67달러에 거래를 마쳐 4일째 상승했다. 한 원유 트레이더는 "산유국들의 감산 여파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서 "감산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에 따라 향후 유가의 가격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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