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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형제의 밤'

너무 다른 형과 아우… 충돌 때마다 깨알웃음


찌질·치졸·치사 삼박자를 갖춘 '참 못난 형제'가 있다. 부모의 재혼으로 하루아침에 같은 학교 앙숙이던 수동과 연소는 형제가 된다. 13년간 가족 아닌 가족으로 지내온 두 사람은 사고로 부모를 잃고, 장례식을 마친 어느 날 밤 유산과 빚을 두고 갈등이 폭발한다. 서로의 밑바닥을 내보이며 극단으로 치닫던 두 사람의 싸움은 어머니의 유언과 한 장의 그림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연극 '형제의 밤(사진)'은 수동과 연소 두 사람이 끌어가는 2인 극으로, 상반된 캐릭터가 빚어내는 충돌이 이야기를 전개하는 중심이다. 엄마의 아들인 수동이 '공부하지만 되는 건 없는' 명문대 출신 약골 백수(라디오PD 지망생)라면 아빠의 아들 연소는 지식과는 담쌓은 채 주먹이 앞서는 인물이다. 꽁하다 못해 소심해 보이는 수동과 대책 없이 무식한 연소. 이토록 다른 두 사람이 부닥칠 때마다 깨알 같은 웃음이 쏟아진다.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 형제이기에 이들이 서로의 진심과 부모의 비밀을 알게 된 뒤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는 장면에선 뭉클하다 못해 짠한 감동까지 밀려온다. 다소 현실성 떨어지는 이야기는 실감 나는 상황 연출로 관객의 공감을 얻는다. 극 중 수동의 엄마와 연소의 아빠는 자식의 싸움으로 학교에 불려 갔다 만나 재혼까지 한다. 이 운명적인(?) 만남에 더해 두 사람의 과거, 그리고 죽음 직전 남긴 유언 속엔 또 다른 우연과 반전이 자리 잡고 있다. '재혼 가정' 위에 여러 겹의 설정이 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보다 리얼한 대사와 연기는 관객을 '이 독특한 형제'와 그들의 밤에 빠져들게 한다. 수현재컴퍼니가 우수 작품을 발굴해 선보이는 '위드 수현재'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8월 2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송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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