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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2일] 이젠 주택업계가 나설 때다
입력2010-09-01 19:29:35
수정
2010.09.01 19:29:35
김정곤 기자
정부가 실수요자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한시적 폐지와 보금자리주택 공급시기 조절을 골자로 한 '8.29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주택업계는 "주택거래를 활성화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환영 성명까지 발표했다. 업계의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의 '화끈한' 대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8ㆍ29 대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지난 8월23일 업계 대표들을 모아놓고 최종 의견수렴에 나섰다. 업계는 수도권 DTI 10~20% 완화, 보금자리주택 공급물량 조절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요구가 100%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대책이 메마른 땅을 적시는 단비가 되기에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제 공은 주택업계로 넘어왔다. 그동안 주택업계는 주택경기 침체로 어려워질 때마다 자구 노력보다는 정부에 부양책을 요구해왔다. 국내 주택업체들의 사업구조가 전형적인 '천수답(天水畓)'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부나 금융권에서 규제 완화나 자금지원 등의 비가 내리면 흥하고 그렇지 않으면 망하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는 이번에도 정부가 대책을 내놓기까지 논바닥은 메말라가는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만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의 주택시장의 위기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여파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주택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업계의 책임도 크다.
주택업계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경기가 좋을 때 밀어내기 분양으로 시장에 풀린 물량의 상당수는 현재 미분양으로 남아 주택업계의 목을 죄고 있다. 6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은 11만가구, 준공 이후 미분양은 5만1,200가구다. 이 물량들은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절대 해소될 수 없을 것이다.
주택업계가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과 주택수요 등을 고려한 중장기 전략으로 주택공급에 나서야 한다. 특히 과도하게 높은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는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병행해 체질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는 게 숱한 경제위기가 남긴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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