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올해 이례적으로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회 외통위의 미주 국감은 여당의원은 5명이나 된 반면에 야당 의원은 단 한 명에 그치는 ‘불균형’ 속에 치러졌다.
21일(현지시간) 우리 쪽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 국무부에서 정 의원에 대한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아 정 의원이 미주 국감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 보좌진 가운데 한 사람은 “당초 미주 국감을 위해 미국비자를 신청했으나 우리 외교부로부터 국감 시작 직전 ‘비자발급이 거부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로 인해 정 의원은 부랴부랴 미주 국감팀에서 빠져 유럽 국감팀에 합류했다. 미주 국감팀에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대타로 투입됐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뉴욕 소재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미주국감에는 새누리당에서는 안홍준 위원장을 비롯해 심윤조·정병국·황진하·김영우 의원 등 5명이 참여했지만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박병석 의원 한 명만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정 의원이 올해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한 것은 ‘복수비자’를 신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해 정 의원이 미주국감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에는 `단수비자'를 신청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복수비자는 미국에 한 번 들어온 사람이 잠시 출국했다가 곧바로 미국에 다시 들어올 때 신청하는 비자다. 반면에 단수비자는 단 한번의 출입국을 위해 발급된다.
올해 외통위의 미주국감은 17∼18일 이틀간 뉴욕에서 열린 뒤 남미 공관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진행된다.
여당 소속의 한 외통위원은 "정확히는 잘 모르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여파가 작용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외교소식통은 “정 의원이 지난 1989년 ‘전대협 결사대’의 미국 대사관저 점거농성에 참여한 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의원측은 “단수든 복수든 간에 개인적 방문이 아닌 국정감사 목적인데도 작년에는 비자를 내주고 올해에는 내주지 않아 서운하다”며 “국감에서 상대적으로 공세적으로 질의하는 야당 의원이 국감에 불참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우리 외교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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