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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오스 프란치스코] "한국 지도층, 교황의 진정성·언행일치 배워야"

■ 시민들의 바람<br>정파 이익에 매몰된 정치권 등에 따끔한 질책<br>"우리 스스로의 모습 되돌아보자"는 목소리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떠났지만 '교황'의 여운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시민들은 교황의 진정성 있는 언행을 그리며 한국 사회 상층부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을 주문했다. 우리 스스로의 모습도 되돌아보자는 반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교황은 줄곧 '더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말뿐이 아니었다. 전세계 막대한 영향력을 거느리는 교황은 낮은 곳을 향해 연신 몸을 굽혔다. 몸소 실천하는 바는 생중계됐다. 그간 한국의 지도자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많은 시민은 '낮은 지도자'의 모습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김지연(34)씨는 "교황의 낮은 행보를 통해 새로운 지도상을 보게 됐다"며 "교황의 리더십이 우리 사회에도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민의 고통을 직접 품으려 했다는 것은 특히나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쌍용차 해고 노동자,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용산 참사 등 국가의 존재 의미와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던 사건을 곱씹으며 사태 해결을 기대했다. 전남 구례의 김장수(43·토마스모어)씨는 "교황이 광화문에 등장하면서 세월호 가족 손을 잡을 땐 눈물이 쏟아지더라"며 "하루빨리 가족들이 더 상처 받지 않고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곧 정치의 문제로 환원된다. 수면 아래 잠복한 첨예한 갈등을 섬세하게 조정해야 할 정치는 정파와 이익에 매몰돼 제 역할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결국 정치계에서 제 자신을 돌아봐달라는 따끔한 질타가 이어졌다. 대구 북구의 조창훈(29)씨는 "교황에 환호하는 많은 부분은 정치의 영역인 것 같다"며 "정치인들은 교황 현상을 보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종교계로 향하는 주문도 적지 않았다. 높아만 보였던 교회의 벽, 일부 종교인들의 횡령 혐의 등의 사건은 종교의 본질을 의심케 했다. 하지만 교황은 성직자들에게 '소통' '유혹으로부터 절제'를 말했다. 부산의 이은주(44·세레나)씨는 "천주교의 권위적인 부분이 바뀌고 있어 한국 천주교도 앞으로 기대가 된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모(72)씨는 "천주교인들부터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울 회현성당의 김상욱(가브리엘) 신부는 "교황의 말을 항상 가슴속에 새기겠다" "항상 열린 교회를 지향하고 더 낮은 자세로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교황의 행보를 통해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대학생 이정규(27)씨는 "교황은 고개를 숙여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른들의 행렬 속에서 작고 연약한 아이들을 찾아 축복했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화려한 행렬 속에서도 우리가 어디를 바라봐야 하는지 교황이 몸소 보여준 거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통일과 공동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주문도 이어졌다. 인천에 사는 김명동(48·베드로)씨는 "통일이 와야 한국에 평화가 올 거 같다"며 "교황께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언급했듯이 꼭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우리 모두가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남 나주의 김점수(67·세레나)씨는 "교황 방문 이후 모두가 하나가 되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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