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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목숨은 소중한 것

제7보(101∼118)



흑3의 팻감을 외면하고 백4로 따냈다.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다. 이세돌은 흑5로 우변의 백대마 전체를 잡자고 대들었다. 다급해진 강동윤은 우변의 백대마를 돌보지 않고 실전보의 백6으로 올라섰다. 우변을 포기하고 중원을 크게 경영하겠다는 일종의 승부수였다. 흑9로 틀어막히자 우변의 백 5점이 떨어져나갔다. 하변에서 벌어진 패의 보상으로 이세돌은 우변을 접수한 것이다. 그 크기는 안팎으로 30집이 넘는다. 과연 다른 방도는 없었을까. "여기서도 아주 굴욕적이긴 하지만 목숨을 건지고 보는 것이 현명했을 겁니다."(윤현석) 우변의 백대마는 살 수 있었다. 참고도1의 백1 이하 9면 거뜬히 살 수 있었다. 그 수순이 상당히 굴욕적이어서 정말 내키지 않는 길이지만 그래도 그길로 가야했다. 목숨은 소중한 것이니까. "목숨을 부지해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법인데 강동윤은 굴욕보다 파탄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것은 승부사의 매력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승부사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지요."(윤현석) "맞아. 목숨은 소중한 것이여."(박해진) 시인 박해진이 검토실에 들어와 있다가 맞장구를 쳤다. 강동윤은 백18로 크게 울타리를 쳤다. 중원은 모두 내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약점이 너무 많아요.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울타리를 치는 게 나았을 겁니다."(윤현석) 윤현석9단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참고도2의 백1이었다. 강동윤이 친 울타리는 너무도 쉽게 무너지는데 독자들은 다음의 진행을 보기 전에 흑의 입장에 서서 어떤 식으로 백의 울타리를 무너뜨릴 수 있을지를 연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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