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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만 찾은 명예…IOC 홈피 “손기정은 한국인”

‘한국인’ 내용으로 약력 보완…‘역사적 혼란’ 핑계로 등록 이름·국적은 그대로 놔둬


일제 강점기에 올림픽 금메달을 딴 손기정(1912~2002) 선생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서 그간 잃어버렸던 한국인으로서의 지위를 상당 부분 회복했다. 15일 IOC에 따르면 IOC는 손기정 선생의 약력을 바로잡아 달라는 대한체육회(KOC)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여 홈페이지 선수 소개란에 ‘손기정(Sohn Kee-Chung)’이 일본식 이름인 ‘기테 손(Kitei Son)’으로 표기된 시대적 배경 등을 자세하게 설명한 자료를 새로 올렸다. 종전 IOC 홈페이지에서는 ‘1936년 베를린대회 마라톤 우승자인 일본의 ‘기테 손’은 일본에 점령당한 한국의 손기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48년 런던올림픽 때 한국선수단 기수를 맡고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성화주자로 나섰다’는 두 문장으로 짤막하게 설명돼 있었다. 그러나 분량이 5배 가량 늘어난 새 소개란은 ‘한국의 손기정(남한)은 1935년 세계신기록을 세웠다’고 첫머리부터 한국인임을 분명히 밝혔다. 또 ‘한국이 일본에 강점됐기 때문에 손기정과 동료 남승룡은 일본 이름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손기정은 열렬한 민족주의자였다’고 덧붙였다. IOC는 손기정 선생이 베를린올림픽 당시 항상 한국 이름으로 서명하고 시상식에서 일장기가 올라가고 일본 국가가 연주되자 조용히 고개를 숙여 침묵으로 항의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전했다. 아울러 동아일보가 손기정 선생의 시상식 사진을 게재하며 일장기를 삭제해 탄압받은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손기정 선생은 한국인들에게 ‘국민 영웅’으로 통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IOC는 손기정 선생의 공식 이름을 ‘기테 손’에서 ‘손기정’으로 바꾸고, 국적을 일본에서 한국으로 고쳐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IOC는 KOC에 보낸 공문에서 “손기정의 이름과 국적 변경 문제는 1987년 집행위원회에서도 논의됐다”고 지적하면서 “올림픽 출전 당시 등록된 이름과 국적을 바꾸는 것은 역사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IOC는 손기정 선생의 잘못된 이름과 국적을 변경하지 않으면서 본문의 설명 내용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한국인임을 내세운 것이다. KOC 관계자는 “IOC가 손기정 선생의 이름과 국적을 바꾸지 못하는 것은 과거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수많은 식민국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IOC는 이들 국가가 전부 자료를 고쳐 달라고 하면 대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IOC가 과거 식민지를 지배했던 서구 국가들 위주의 사고와 행동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사진 : 새롭게 개편된 손기정 선수 소개란. 오른쪽에 “손기정은 한국인”이라는 내용의 약력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테 손’이라는 일본식 이름과 일본 국적이 남아 있다. /IO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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