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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제35대 서울시장 취임사 전문>

◇시민이 시장이다 - 제 35대 서울시장, 박원순과 천만 시민 사랑하고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입니다. 제가 서울시장으로 일한지도 벌써 오늘로 21일째가 됩니다. 그간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시정을 직접 책임져보니 서울시에는 실타래처럼 얽히고 난마와 같이 설킨 난제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겨울의 폭설, 방학 중의 밥 굶는 아이들, 냉방에서 겨울을 나실 어르신들. 그 뿐입니까. 재개발, 뉴타운지역 주민들은 삶의 터전에서 언제 쫓겨나갈지 모릅니다. 서울시의 빚도 산더미입니다. 저로서는 편안한 잠을 청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스스로도 새삼 무슨 취임식이냐,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섰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취임식이 필요했습니다. 서울의 미래상을 우리가, 함께, 얘기해보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제 우리 서울의 엄중한 현실을 인정하고 여러분과 함께 용기 내어 출발하려고 합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 1%가 99%를 지배하는 승자가 독식하여 다수가 불행해지는 현상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사회가 아닙니다. 과도한 경쟁으로 모두가 피폐해지는 삶은 우리가 지향하는 세상이 아닙니다. 무차별적인 개발과 토건으로 환경을 파괴하여 다음세대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은 지속가능한 사회가 아닙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가치와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기본과 원칙을 찾아가면 길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저는 사람냄새가 나는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강남ㆍ북 어디에 살든 균등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과 지방은 하나라는 생각으로 전국의 지자체에 모델이 되고 지방이 함께 잘 사는 시정을 펴나갈 것입니다. 또한 저는 복지시장이 될 것을 약속 드립니다. 복지는 공짜도 아니고 낭비도 아닙니다. 복지는 인간에 대한 가장 높은 이율의 저축이며 미래에 대한 최고수익의 투자입니다. 우리는 OECD 국가 최하위의 복지수준이라는 부끄러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삶의 질을 서울에서부터 하나하나 끌어올리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최소한의 존엄성을 가지고 살아가실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청년실업과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의 지원, 비정규직의 개선, 무상보육의 길, 양성평등과 장애인 차별개선, 시니어 지위 향상, 문화 예술의 진흥. 이 모두가 오늘날 우리사회의 큰 화두들입니다. 21세기 글로벌 도시로서의 서울, 보다 더 안전한 도시로서의 면모, 창조산업과 지식산업의 요람이 되는 서울을 만드는 일 역시 어느 하나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모두가 소중하고 모두가 긴박한 과제입니다. 오래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저는 이제 다시 꿈꿉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생태 그대로의 자연이 숨 쉬는 도시, 경쟁자가 아닌 이웃이 살아가는 거리, 문화와 예술이 삶 속에서 녹아있는 공간, 역사의 향기가 속속들이 되살아나는 고향 같은 서울을 꿈꾸어 왔습니다. 요란하게 외치지 않아도 돋보이고 누가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서울. 화려하지 않아도 기본이 바로 서 있고 소박하고 검소해도 안전한 우리의 서울을 그려왔습니다. 물론 서울시장은 꿈꾸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사랑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저와 함께 꿈꾸어 주십시오. 그 꿈을 위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십시오. 창조와 혁신으로 거듭나는 공무원 현실을 반영하여 대안을 마련하는 시의회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과 삼각 편대를 이뤄 내일로 나아갈 것입니다. 저는 부정보다는 긍정의 힘으로 갈등과 대립보다는 협력과 조정의 힘으로 시정을 이끌겠습니다. 현장에서의 경청과 소통, 공감을 통하여 시민 여러분의 사업과 활동을 응원하겠습니다. 시정의 단계마다, 분야마다, 시민 여러분을 시장으로 모시고, 의견을 듣고, 행정에 반영하겠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께서 저 박원순이 탄 서울이라는 큰 배의 선장이고 항해사이고 조타수입니다. 서울호가 나아갈 이 새로운 역사의 물결에 함께 하시길 부탁 드립니다. 시민이 시장입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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