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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잡스'의 캠코 혁신

취임 1년 맞은 홍영만 사장

계약 심의위 외부전문가로 구성

공정성 강화·비용 절감 효과


직원들 사이에서 홍영만(사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장은 일명 ‘홍잡스’로 불린다.

신입사원 강연과 타운홀 미팅 등에서 홍 사장이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고 등장해 막힘 없는 강연을 펼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애플사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늘 검은 터틀넥에 청바지를 입고 신제품에 대한 인상적인 발표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패션 뿐만이 아니다. 취임 1년을 맞은 홍 사장은 혁신을 강조했던 잡스처럼 캠코 조직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가 가장 먼저 메스를 댄 것은 국유 건물 유지보수비였다. 현재 캠코가 관리하는 국유 건물은 전국에 총 1,200여동에 이르는데 이 건물의 유지보수 역시 캠코의 일이다.

1,000만원 안팎의 적은 비용이 드는 공사들이어서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하청을 주던 캠코는 그동안 내부 위원회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사를 발주해 왔다.



하지만 위원회는가 모두 캠코 직원들로만 이뤄져 있어 유지보수 공사와 관련한 전문 지식이 부족할 뿐 아니라 외부로부터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홍 사장은 내부 위원회 전원을 교수와 변호사, 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로 채웠다. 그 결과 단 1년 만에 유지보수 비용의 약 30%에 이르는 100억원 이상을 절감하는 놀라운 효과를 봤다.

홍 사장은 “처음에는 법적으로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일을 왜 굳이 외부에 맡겨야 하느냐는 내부적 비판도 있었다”며 “하지만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밀어붙였고 덕분에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체와 계약을 끊을 때에도 같은 방법을 도입했다. 국민행복기금 사업 초반 채권 회수를 위해 20여 곳의 신용정보업체와 계약했던 캠코는 채권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계약 업체를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홍 사장은 계약 해지 역시 외부 전문가들에게 심사를 맡겼고 이번에도 공정성 시비 없이 자연스럽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그가 시도한 많은 변화 중에서도 홍 사장은 이번 부산 이전을 앞두고 직원들의 토론을 거쳐 인사 배치를 한 일을 가장 보람있는 일로 꼽았다. 그는 인사팀은 일체 관여하지 않은 채 직급별 직원 대표를 11명을 선정하게 해 한 달 넘게 토론을 시켰다. 토론 끝에 자녀의 나이와 거주 지역 등 10여 개의 기준이 나왔고 이에 따라 배정을 했다. 그래도 불만이 있는 70여명의 의견을 들어 인터뷰를 통해 20여명을 구제했다. 홍 사장은 “올해 업무 환경 만족도 조사에서 공정성 부분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크게 올라간 것으로 나왔는데 아마 이런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에 직원들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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