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산업성은 8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5% 하락한 95.5를 기록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초 0.2% 상승을 예상했지만 소비둔화로 재고가 쌓여 기업들이 생산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총무성이 발표한 8월 가구당 소비지출도 전년동기보다 4.7% 감소한 28만2,124엔에 그쳤다.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된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소비지출 감소폭은 7월(5.9%)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큰 편으로 소비세율 인상 후의 소비회복이 애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산업상은 이날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증세 여파에 따른 경기위축을 수습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산업성이 이날 발표한 소매업 판매는 전녀동월비 1.2% 늘어난 11조4,520억엔으로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고용지표도 개선됐다. 8월 완전실업률은 3.5%로 전달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실업률이 개선된 것은 3개월 만이다.
이처럼 경제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아베 신조 정부는 내년에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추가 인상할지 여부를 연말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아베 총리는 중의원에 참석,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 안에 적절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29일 일본이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2차 인상을 미루면 그 충격으로 일본 국채 가치가 급락할지 모른다고 TV 대담 프로그램에서 경고했다. 그는 일본이 소비세를 추가 인상하지 않으면 재정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일본 국채 투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대응이 매우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4월 증세의 여파로 위축된 경제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자 정부 일각에서도 추가 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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