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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 못과 못 사이 거리가 좀 머네요. 좀더 좁아야 합니다."(공사 현장 근로자)
"아 그래요. 근데 이거 이제는 드릴을 세게 안 눌러도 못이 들어가네요. 요령이 좀 붙는 느낌입니다."(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권도엽(사진) 국토해양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보금자리지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실국장들과 함께 일일 근로자로 나섰다. 최근 침체돼 있는 건설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체험하고 일선 업체 및 근로자와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권 장관은 오전7시 현장직원들과 아침체조를 시작으로 약 한 시간가량 안전교육을 받은 후 두 시간여 동안 엘리베이터ㆍ천장 등 내장공사와 부엌 타일 붙이기 등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권장관은 현장 체험을 하면서 연신 현장 근로자의 숙련도와 노고에 감사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금새 어깨와 목이 아프고 저려온다. 현장에서 공사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큰지 실감했다"며 "묵묵히 현장에서 제자리를 지키며 일하는 분들의 공로 덕분에 우리가 편히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체험 이후에는 발주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원도급 업체인 서희건설, 그리고 하도급 업체 관계자와 현장근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생생한 현장의 애로사항과 건의 내용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업체관계자들은 최저가 낙찰제 확대와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업계 애로사항, 그리고 현장 근로자 처우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개선해줄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타일 숙련공인 백운남씨는 "갈수록 일감이 부족해 살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권 장관은 "정부에서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내외적 여건 때문에 쉽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또 현장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사회적으로 건설근로자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프로그램 마련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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