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서비스산업의 대대적인 개방과 육성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야당의 반발이 적지 않아 국회 통과 과정에서 큰 진통이 예상된다.
물론 여야가 단원고 3학년생들의 대학 정원외 특례입학을 허용하고 8월 26일 1차 국정감사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각각 18일과 19일까지 세월호특별법과 국회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된다는 점에서 늦어도 18일에는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나와 경제활성화법의 국회 통과방안을 다듬었다. 그는 최근 여야 의원들과 식사하거나 전화를 통해 경제활성화법의 국회 처리를 요청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에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을 예방해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부탁했으며, 8일에는 장관들에게 “입법을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달라”고 독려했다. 이에 따라 서승환 국토해양부장관 등 장관들도 잇따라 국회를 찾아 정책을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최 부총리가 요청한 경제활성화 법안은 투자활성화(18건), 주택 정상화(6건), 민생안정(3건), 금융·개인정보 보호(3건) 등 30개다. 여기엔 청와대가 강조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크루즈산업육성법, 재건축초과이익환수폐지법 등 19건이 포함돼 있다. 다만 4·16 세월호 참사이후 대두된 정부조직법이나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처벌법),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등 국가혁신법은 후순위로 밀려 있는 상태다.
이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뒤 ‘법안이 쌓일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그래서 내가 분리처리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의총에서 “한국 경제는 경제 불씨가 꺼지기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일자리창출, 투자활성화와 관련된 시급한 법안이 있는데 빨리 처리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 뒤 “대부분 법안은 쟁점도 별로 없는 상태이고 법사위를 통과한 법률도 상당히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원내) 대표는 ‘세월호법 처리 안되면 모든사안을 보이콧 하겠다고 공언하고 계신다.’ 그점에 대해선 생각을 달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간 대부분 쟁점이 없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19개 법안 중 16개는 상임위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했거나 아예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고 법사위로 넘어간 3개 법안(크루즈법·마리나항만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도 여야간 쟁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총에서 박 원내대표가 제안한 특검 추천권의 야당 지분 강화(총 7명 추천위원 중 국회 몫(4명)에서 3명 행사)에 대해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며 반대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세월호법 협상 과정에서 보이콧 얘기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미리 그런 (보이콧) 프레임 만들어서 야당 옥죄는 것은 공정성 잃어버리는 행위”라며 “만약 새누리당이 그런 것 원한다면 그렇게 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특별법 통과없이 어떤 법도 우선할 수 없다’고 지난달 24일에 얘기했다”며 “새누리당은 연계를 원하지 않으니 분리처리해주시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정부여당의 경제활성화법에 대해 무분별한 규제완화와 친기업 정책이라며 반발기류가 크다. 김성주 새정치연합 제4정조위원장인 김성주 의원은 청와대의 전날 서비스산업 진흥 정책 발표에 대해 “박 대통령이 규제 완화 폭탄을 터뜨렸다”며 “도박을 권하는 카지노, 환경을 훼손하는 케이블카, 사람을 돈벌이 대상으로 삼는 영리병원 허용을 경제활성화 해법으로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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