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싼아파트 나오는데…" 청약대기자들 통장 아껴 ■ 미분양사태 수도권으로 북상수도권미분양 9월까지 9,137가구…고양등 분양앞둔 업체들 울상"이제와서 '투기해제' 무슨소용"…수도권 선제적 규제완화 주문 최석영 기자 sychoi@sed.co.kr 관련기사 미분양사태 수도권으로 북상 정말 수도권에서도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벌어질까. 현재로서는 '수도권은 공급이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만큼 대규모 미분양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연말 한꺼번에 쏟아진 물량으로 대규모 미분양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그러나 청약 대기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내년에 보다 값싼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나올 예정인데 지금 집을 분양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지금 청약에 나서는 사람들도 주변 시세에 비해 가격이 크게 저렴하거나 입지가 좋은 지역만 선호하고 있어 연말 쏟아질 10만가구(수도권 6만가구) 분양물량 소화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분양 급증세=건설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9월 말 현재 9만8,235가구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말 수준(10만2,701가구)에 거의 근접했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연말에 밀어내기식 분양이 계속되고 있어 미분양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예상이다. 업계는 실제 미분양 주택이 18만가구를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9일 지방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권홍사 대한건설협회장은 "미분양 가구 수가 정부 발표보다 두배나 많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수도권에서의 미분양도 급증하는 추세다. 올초에는 미분양이 거의 없었던 수도권은 9월에만 3,000여가구가 미분양되면서 9월 말 현재 9,137가구로 급증하는 추세다. ◇광교, 김포 신도시 기다리겠다="모델하우스를 다 둘러보더니 아무래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김포 신도시가 낫겠다고 하면서 그냥 휙 나가버리네요." 최근 김포의 민간택지에서 분양 중인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내년 6월 분양되는 김포 신도시의 아파트가 700만~800만원대에서 분양된다는 언론 보도 이후에 이 지역 일대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고 전한다. 고양시에서 대규모 분양물량을 준비 중인 업체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접한 파주 신도시 청약 첫날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지자 분양가가 훨씬 비싼 자신들의 택지지역에서 미분양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고양지역우선청약을 수도권 전체로 확대하는 묘안도 짜냈지만 건교부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순위 내 청약은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도 규제완화 필요="지방의 미분양이 속출하자 이제 와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해제니 하며 정부가 호들갑을 떨고 있네요.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할 때는 외면하고요." 한 중견업체 관계자의 푸념이다. 이 같은 선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수도권에서는 과감한 규제완화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연구소장 "연말 대규모 분양물량이 나오면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도 미분양을 염려해야 하는 형국"이라며 "지방은 양도세 등을 감면해주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고 수도권은 투기과열지구라도 선택적으로 해제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반대로 업체들의 고분양가만 탓하고 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은 2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는 상황은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기대 불일치로 발생하는 마찰적 미분양이 상당 부분 있다"며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과잉 공급하고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는 것이 주택경기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1/29 17:36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