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작업에 나서면서 수도권 일대 그린벨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땅은 각각 154.7㎢, 1,22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경우 서초구 우면동ㆍ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강동구 강일동 일대 그린벨트를 해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또 경기도에서는 하남ㆍ과천ㆍ시흥ㆍ안성ㆍ군포ㆍ구리ㆍ광명ㆍ고양시 등이 그린벨트 우선 해제지역으로 거론된다. 하남ㆍ과천의 경우 기존에 발표된 도시기본계획 상 시가화예정지와 맞물려 해제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들 지역 대부분에서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투자자들의 손바뀜이 일어나 호가가 상승한데다 정부의 강력한 이익환수 정책도 뒤따를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역세권 그린벨트 ‘1순위’= 부동산 전문가들은 해제 유망 후보지역 중에서도 ▦도심과 가깝고 ▦도로 및 지하철망이 잘 갖춰진 역세권 주변을 그린벨트 해제지역 1순위로 지목했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곳으로는 서울 서초구 내곡ㆍ우면동과 강동구 강일동 및 지하철이 개통된 경기 남양주ㆍ구리시 등을 꼽을 수 있다. 진명기 JMK플래닝 대표는 “이들 지역 그린벨트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교통여건이 유리해 주택공급에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해당지역 대부분이 구릉지로 이뤄진 데다 비닐하우스도 많아 정부의 추진 계획과 꼭 맞아떨어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기대감 높지만 거래는 없어= 그러나 이들 지역 그린벨트에 막상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요소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땅값이 많이 오른데다 구매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경기 하남시의 경우 가장 사업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평가되는 농지도 3.3㎡당 호가가 2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올랐고 과천ㆍ광명 등 수도권 지역도 농지 기준 3.3㎡당 100만~300만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경우 최근 관심이 급증하면서 농지 기준 호가가 3.3.㎡당 500만원을 넘어섰다. 하남시 풍산동 D공인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퍼지면서 땅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며 “토지 소유주들 사이에는 땅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지만 실거주 요건을 갖춘 매수자가 많지 않아 거래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단기 시세차익 환상 버려야= 그린벨트 투자로 단기간 시세상승을 통한 차익실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강공석 투모건설팅 대표는 “그린벨트가 해제되더라도 실제 사업이 이뤄지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막연한 ‘묻지마’ 투자는 절대 금물”이라고 말했다. 김용진 부동산뱅크 이사는 이에 대해 “그린벨트 투자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던 시대는 끝났다”며 “특히 서울 강북권 그린벨트는 뉴타운들보다 입지 및 사업여건이 떨어져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