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인근에 위치한 우성3차 아파트. 지난 2010년부터 재건축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지만 단지 내 빌딩이 과다점유하고 있는 아파트 부지를 둘러싼 소송으로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빌딩의 주인은 수천억원대 불법대출 및 횡령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동생 김모씨다.
최근 이 빌딩의 차명소유 논란이 일고 있다. 등기부등본상 주인은 김모씨지만 실제 주인은 김 회장이라는 것이다.
차명 소유 논란의 발단은 2007년 김 회장 측이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낸 소송이었다. 아파트 조성 초기 공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떼어뒀던 땅(체비지)을 주민들이 서울시로부터 매입했는데 김 회장 측이 425㎡의 땅이 자신의 소유임을 주장하면서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청구물 분할 소송'을 낸 것이다.
그러던 중 2010년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격 추진되자 김 회장 측은 체비지 이외에도 과다점유하고 있는 아파트 부지까지 합한 총 2,234㎡의 토지를 요구했다. 이 소송 중에 등기부상 소유주인 김모씨가 아닌 김 회장이 직접 나서 협상을 벌였다는 것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의 설명이다.
김 회장 측에서는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하고 있다. 20년간 변동 없이 점유해왔기 때문에 본인의 소유라는 것이다. 이 토지는 현재 시세로 150억원에 달한다.
감정가 400억여원인 이 건물에는 현재 솔로몬저축은행ㆍ하나캐피탈ㆍ미래저축은행이 868억5,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놓은 상태다.
김 회장이 이 빌딩을 차명 소유했던 것이 밝혀지면 소송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해당 빌딩은 미래저축은행의 자산으로 귀속되고 가압류 등의 채권보전조치 뒤 채권 회수 작업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최운식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장은 "아직 수사여부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김 회장의 차명소유임이 밝혀진다면 경영자 책임을 물어 미래저축은행을 관리하는 예금보험공사에서 해당 빌딩의 처분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김 회장 측이 해당 빌딩의 소유권을 상실하기 때문에 토지분할 청구소송도 무효가 될 수 있다.
한편 소송은 다음달 3일 김 회장 측의 변론 기일이 열린 후 이르면 7월 말에 법원의 1심 공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