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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석유탐사에 무인기(드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는 무인기의 상업적 이용을 허가한 첫 사례로 영화촬영 등 다른 민간의 활용에 대한 승인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돼 관련산업 발전에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10일(현지시간) 무인기를 활용한 알래스카 지역의 석유탐사 및 파이프라인 등 제반설비 점검을 허가해달라는 영국계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요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BP는 앞으로 5년간 알래스카 지역의 탐사 및 시설점검, 3차원 지도 제작 등에 무인기 제작사 에어로바이런먼트가 만든 '푸마'를 투입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지난 7일 본비행에 앞서 무인기의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FAA가 기업에 무인기의 상업적 이용을 허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AA는 무인기의 상업적 활용을 철저히 차단해왔다. 선별적으로 허가된 경우도 지금까지 경찰ㆍ소방 업무 등 공공안전이나 학술적 연구 목적에 한정됐다. 지난달에는 시카고에서 한 부동산 전문 사진사가 무인기를 이용해 작업하다 FAA로부터 당장 중단하라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앤서니 폭스 미 교통장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무인기의 상업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조치"라며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데 맞춰 기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영화협회(MPAA)와 항공사진ㆍ비디오 제작사 7곳은 무인기 사용 규제에서 제외해달라는 청원서를 공식 제출한 상태로 FAA의 한 당국자는 "신속한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말을 목표로 FAA가 추진 중인 상업용 무인기 허가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관련업계에서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늦어지면 불법적 무인기 사용이 폭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밀집 지역에서 사고위험 등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직 무인기의 상업적 활성화는 무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로런 톰슨 렉싱턴연구소 분석가는 "이번 FAA의 승인은 대상 지역이 인구가 적은 알래스카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에서 무인기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안전성을 우선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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