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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5월 26일] 中 내부의 敵 '빈부격차 확대'

베이징 북동쪽의 주거 지역 왕징(望京). 이곳은 한국인들이 많이 살아 한인 타운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의 부동산 가격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약 30평짜리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2억원을 조금 웃돌았지만 지금은 5억원을 넘어섰다. 아파트 주인 가운데 상당수는 실수요자가 아니라 투기 목적으로 수십채씩 사들인 부동산업계의 '큰손'들로 알려졌다. 이곳 아파트 주차장에는 벤츠ㆍBMWㆍ아우디 등 고급 차량이 즐비하다. 왕징에서 북쪽 방향으로 택시를 타고 가면 10분도 되지 않아 따왕징(大望京)이라는 서민촌에도착한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허름한 집, 사람 한명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통로, 불결한 공동 화장실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 1960~1970년대 한국의 달동네를 떠올리게 된다. 왕모(22)씨는 따왕징에서 침대 하나와 텔레비전 하나를 겨우 들여놓을 수 있는 단칸방에서 친구와 함께 살고 있다. 왕징의 백화점에서 일하지만 월급은 800위안(13만6,000원)에 불과하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발전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빈부격차가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현상으로 취약한 사회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후코우(戶口)란 제도가 있어 농촌 출신은 오랫동안 도시에 살아도 지방 정부 차원의 의료ㆍ교육ㆍ주거ㆍ복지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최저 임금으로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는 처지인데 복지혜택마저 누릴 수 없다. 이런 시스템은 농민공의 자식에게까지 대물림된다. 반면 부동산업계의 '큰손'들은 이렇다 할 세금도 없는 부동산 투기 천국에서 마음 놓고 부를 늘려나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벼락 부자로 떠오른 이들이 대부분 부동산ㆍ광산ㆍ증권 산업 등에서 출현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중국의 지니계수가 0.5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1% 부자가 전체 국민 재산의 41.4%를 독식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소득격차가 심각한 나라로 평가됐다. 세계은행은 사회분열을 막기 위해 소득분배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은 중국인들이 선망하는 직업이다. 공무원은 특권 집단으로 비쳐진다. 인민을 위해 봉사하는 게 아니라 각종 이권을 챙기고 권력을 휘두르는 상전이다. 중국의 가장 무서운 적은 외부에 있는 게 아니라 공무원의 부패와 무능, 이에 따른 빈부격차 확대라는 어느 중국 기업가의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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