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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복서' 한순철 값진 은펀치

강호 로마첸코에 9대19 판정패… 복싱 부활 불씨 살려

'아빠 복서' 한순철(28ㆍ서울시청)이 금빛 피날레를 장식하지는 못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순철은 12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복싱 남자 라이트급(60㎏)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바실 로마첸코(24ㆍ우크라이나)에게 9대19로 판정패했다.

비록 24년 만의 한국 복싱 금메달 꿈은 무산됐지만 한순철은 지난 1996 아틀랜타 대회(이승배 은메달) 이후 16년 만에 은메달을 따내 복싱 부활의 불씨를 살려냈다.

한순철은 이날 1라운드에서 상대에게 기습적인 스트레이트 공격을 내줘 2대7 리드를 허용한 뒤 3회전까지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순철은 결승전까지 진출하며 가족과의 약속을 지켰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스물 두 살 대학생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두고 당장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한순철은 속초 중 2학년 때 처음 글러브를 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밴텀급(54㎏)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기대주로 떠올랐으나 2008 베이징 올림픽 16강에서 패배의 충격을 감수해야 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라이트급 준결승에서 패한 이 세계랭킹 19위 선수에게 기대를 건 이는 많지 않았지만 그는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진한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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