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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재벌은 미다스의 손?
입력2007-01-04 16:56:18
수정
2007.01.04 16:56:18
‘재벌은 코스닥 시장의 ‘미다스 손’?’
최근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재벌가의 친ㆍ인척들이 잇달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이 투자한 코스닥 종목들이 연일 시장의 관심을 받으면서 주가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솔루션을 통해 우회상장한 범한여행의 최대주주 구본호씨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미디어솔루션은 지난해 9월 말 구씨의 경영권 인수 목적 투자공시 이후 1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무려 5배 이상 급등했다. 이동통신중계기업체인 액티패스도 지난 2일 구씨의 투자공시가 나간 이후 나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말 국내 대기업 회장의 친ㆍ인척인 모 언론사 회장이 투자한 에스티씨라이프도 공시 이후 주가가 300%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이들의 투자에 대한 시장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이는 구씨가 미디어솔루션의 폭등 과정에서 보름 만에 일부 지분을 홍콩계 투자사에 팔아 330억원의 차익을 챙긴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재벌가의 후광을 업고 개인적으로 차익을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액티패스는 투자공시가 나오기 직전에 주가가 급등, 정보가 사전에 샌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액티패스는 2일 구씨가 8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히기 전까지 열흘 동안 주가가 이미 70% 정도 폭등했었다. 최근에는 코스닥시장의 또 다른 종목도 구씨가 투자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타는 등 시장에 주는 영향이 만만찮다.
구씨 측은 앞으로 벤처캐피털회사를 설립, 코스닥 종목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릴 태세다.
물론 재벌가의 관계인이라고 해서 코스닥시장에 투자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진정으로 회사를 키우고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힘을 쏟는다면 오히려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주가 차익 등 사익을 우선 추구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재벌의 후광을 이용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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