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서울에서 전세가격이 4억4,000만원을 웃도는 비싼 전세 아파트가 2.5배 늘어났다. 지방 일부 아파트에서는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16일 부동산포탈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8년 2월 4만3,248가구였던 서울의 고가 전세 아파트는 5년여만인 16일 현재 10만9,297가구로 대폭 증가했다.
고가 전세아파트의 기준은 소득세법상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는 실거래가 9억원에 서울 평균 전세가 비율 49%를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구별로 고가 전세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마포구다. 2008년 68가구에 불과했던 고가 전세가 현재 1,954가구로 28.7배 증가했다. 송파구가 5.3배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이어 ▦광진 4.5배 ▦서초 3.3배 ▦종로 2.3배 ▦용산 2.2배 ▦양천구 2.1배 순으로 늘었다.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이영호 소장은 "규모별로는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옛 30평대 아파트에서 고가 전세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하고 세입자는 전세로 쏠리는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 탓에 전셋값이 매매가를 앞선 가격 역전 현상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7월 경북 포항시 장성동 롯데 낙천대 아파트 전용 85㎡ 5층의 거래가격은 1억3,900만원이었으나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4층 아파트가 1억4,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대구 달서구 본동 그린맨션 1차 85㎡도 전세가격 1억2,500만원(10층)으로 같은 달 신고된 매매가격 1억2,000만원(6층)을 500만원 앞질렀다.
광주 우산동 시영1차 50㎡ 8층도 두 달 전 5,500만원에 팔렸지만 전세 거래가는 12층 6,000만원, 15층 5,500만원으로 매매값과 같거나 더 높았다.
지방 아파트의 전세가 역전 현상은 전세 수요가 꾸준한 반면 공급은 매우 모자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민은행 조사결과 8월 현재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은 광주 77.1%, 경북 74.3%, 대구 72.7%, 울산 72.3%, 전남 71.6%, 전북 71.2% 등으로 전국 평균 61.7%를 크게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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