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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내자본의 토종은행 육성돼야
입력2004-11-14 18:13:16
수정
2004.11.14 18:13:16
세계 2위 금융그룹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제일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일은행은 물론 공동대주주인 정부도 협상 진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으나 여러 정황을 볼 때 매각작업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도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이 은행업을 계속할 금융자본이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지분을 팔아 매각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매각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에 한국 내 영업망 확대를 모색해왔고 라이벌인 시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법한 HSBC로서는 제일은행에 군침을 삼킬 만하다. 일거에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시중은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각협상에서 제일은행이 팔리지 않을 경우 재상장 카드를 쓸 수 있는 뉴브리지캐피털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있으나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HSBC가 유연성을 발휘할 것인 만큼 매각협상이 성사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시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에 이어 HSBC가 제일은행을 인수하게 될 경우 국내금융산업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금융시장 주도권을 놓고 세계 1, 2위를 다투는 거대은행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다국적 금융회사들의 인수합병 바람이 거세질 가능성도 높다.
전세계 영업네트워크와 선진금융기법으로 무장한 다국적 금융회사들은 경쟁을 통한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세계 거대은행들이 국내금융산업을 지배하게 되는 경우 토종은행의 설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토종은행이라고는 하나 대부분 외국인 지분율이 매우 높아 사실상 외국자본의 영향권에 있다. 외국 금융자본의 입김이 거세지면 은행 금융자금과 산업투자간의 연결고리가 크게 약화되는 등 부작용도 적지않다. 기존 민영화 계획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은행만이라도 세계적 금융그룹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자본 은행으로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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