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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미국을 도발해 얻은 것은?
양철민기자chopin@sed.co.kr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북한의 이번 핵실험으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입지가 한층 탄탄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상대로 잇따라 도발을 감행하며 전세계적으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분석이다.
13일 대북 소식통은 “이번 핵실험은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정전협정 체결(1953년 7월 27일)의 60주년이 되는 해에 이뤄졌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며 “미국의 압력에 핵실험으로 맞선 김정은의 배짱을 보고 많은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을 연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북한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날인 12일에 핵실험을 강행, 미국을 겨냥했음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세습을 기반으로한 독재국가의 단순 후계자 이미지에서 미국에 대항하는 전세계 몇안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더해졌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도발행위로 규정지음에 따라 북한 내부에서 입지도 추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은 이번 핵실험으로 아버지때부터 이어져왔던 국가 목표를 이루려는 젊은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며 “집권한지 1년쯤 된 젊은 지도자에 대한 북한 내부의 의구심 또한 상당부분 해소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발생한 상승 분위기를 오는 9월 9일 ‘공화국 창건일’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실제 북한은 설 다음 날인 지난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를 열고 '공화국 창건 65돌과 전쟁승리 60돌을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맞이할 데 대하여'란 제목의 결정서를 채택하며 ‘전쟁승리 60주년 경축 분위기 고조’를 주요 과업으로 삼은 바 있다. 최근 쌀 배급량을 400g(1인 하루기준)으로 늘려 보급한 것 또한 핵실험으로 다져진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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