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강화군 외포리 경포항(일명 외포항). “10여년 전만 해도 배를 타고 강화 앞바다에 나갔다 오면 적어도 1톤의 밴댕이를 잡아왔지요. 그때는 너무 많이 잡혀 바닷가에 던져 버리는 일이 흔했습니다.” 28년간 강화 앞바다에서 밴댕이를 잡아온 박용오(48) 강화군 어촌계 협의회장의 한 섞인 한마디. 박 회장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90년대 초를 지나면서 강화 밴댕이회가 수도권 시민들의 입맛을 돋구어 인기를 끌었으나 요즘 바다 환경이 나빠진 탓인지 밴댕이 잡이가 신통치 않다”고 말했다. 한 때 강화군의 대표 어종으로 꼽혔던 밴댕이가 제철(5~7월)을 맞았는데도 구경하기 조차 힘들어졌다. 주변에 간척지가 조성되고 물골(수로)이 변하는 등 바다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강화군 지역의 밴댕이가 수년전 부터 어획량이 급감, 현재는 경매로 나오는 어획량이 없을 정도”라며 “개인들이 잡아 거래처에 넘기는 것을 어림잡아 볼 때 100여척이 잡는 하루 밴댕이 어획량이 1~2톤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100여척이 출어해 잡는 밴댕이가 척 당 고작 10kg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3일 옹진수협에 따르면 올들어 밴댕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달 밴댕이 위판량이 1톤에 불과했다. 밴댕이는 보통 매년 5~7월 강화도와 인천 앞바다에서 많이 잡혀 주말이나 휴일에는 이 지역 항ㆍ포구가 밴댕이 맛을 보려는 수도권 시민들로 늘 붐볐다. 그러나 올해는 어획량이 현저하게 줄어 인근 항ㆍ포구 횟집에 공급할 물량도 턱없이 부족해 예년처럼 밴댕이 맛 보기가 어렵다. 어민들이 적으나마 잡은 밴댕이를 인천연안부두에 있는 옹진수협까지 가져온다 해도 가뜩이나 오른 기름값과 위판수수료를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라 위판을 꺼리고 있다. 밴댕이 가격도 크게 올랐다. 2~3년전만 해도 1kg에 2,000~3,000원에 불과하던 밴댕이 소매가격이 현재 1만원 수준. 인천지역 밴댕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자 전라남도 목포에서 잡은 밴댕이가 인천으로 원정까지 올라오고 있을 정도다. 강화군 화도면 유진상(50)씨는 “밴댕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바다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 이라며 “강화도 앞 바다 밑에 폐비닐 등 오염원이 밴댕이 등 각종 어류의 회유(回遊)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천국제공항 건설과 영종대교 건설로 물골(수로)이 변한 것도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밴댕이는 청어과로 몸길이가 약 15cm에 이르며 등쪽은 청흑색, 옆구리와 배쪽은 은백색으로 6~7월이 산란기다. 바깥바다와 연안의 모랫바닥에 서식한다. 분포지역은 한국과 일본, 중국 필리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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