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치솟는다는데… 어떤 종목 사야되나
주식투자 성공 해법 실적주에서 찾아라새해엔 경기 풀린다는데…IT·가스·유통·의류 '맑음'… 금융 '흐림'
안현덕기자 always@sed.co.kr
■ 실적 전망으로 본 새해 업종별 기상도삼성전자 매출 27조 늘어 228조… LG전자 영업이익 30% 급증 전망부진했던 화학·정유·철강·건설도 이익증가율 개선으로 추세 전환저금리 기조에 순이자마진 악영향… 시중은행 절반 실적 악화 가능성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황경일(가명ㆍ47)씨는 최근 고민이 많다. 총각시절부터 지금까지 모아온 쌈짓돈을 어디에 투자할 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에서는 "올해 최고 2,550선까지 증시가 치솟는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혹시 모를 손실에 대한 걱정에 막상 어느 업종 어떤 종목에 투자할지는 여전히 판단이 서질 않는다. 그는 "증시가 앞으로 오른다고 하는데 딱히 투자할 종목은 떠오르질 않는다"며 "그렇다고 예금에 맡기자니 이자율이 너무 낮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증시 안팎에서는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지만 여전히 유럽 재정위기나 미국 재정절벽 등 변수가 존재하고 있어서다. "그래 이 업종이야"라고 맘 먹고 투자하려고 해도 딱히 투자 종목이 떠오르지 않는 게 우리 내 투자자들의 최근 속사정이다.
전문가들은 새해 주식투자의 해법을 기업 실적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새해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는 만큼 실적이 중요한 투자의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계사년(癸巳年) 증권사들이 전망한 각 기업별 실적을 통해 새해 증시 투자의 방향을 미리 짚어본다.
국내 상장회사들이 새해에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해보다 나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중에서도 특히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출과 유통 관련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반면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금융업종은 새해에도 어려운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의 새해 매출액은 1,742조6,73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추정치(1,632조7,808억원)보다 110조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42조7,888억원, 110조6,597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추정치(영업이익 117조7,856억원, 당기순이익 89조8,321억원)보다 30~4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 보면 IT가 올해에 이어 새해에도 기업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새해 예상 매출액은 228조264억원으로 올해 추정치(200조8,686억6,600만원)을 27조원 이상 웃돌 전망이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1.03%, 22.52%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도 내년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늘어난 1조5,566억원에 이르고 특히 당기순이익은 무려 83% 이상 급증하면서 1조3,000억원을 훌쩍 뛸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새해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천영환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IT 강세는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 흐름과 미국 시장의 소비 회복에 따라 가능했다"며 "스마트 기기가 대량 양산 시기로 접어들었고 또 세트 업체와 수직 통합된 부품 업체들도 실적 안정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IT 업종의 강세를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통과 의류, 자동차와 타이어 등 경기소비재도 분위기 개선에 일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의 경우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철판 등 원재료비 인화와 신타 투입을 통한 판매가격 인상 등으로 수익성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의 새해 매출액은 89조4,764억원으로 올해(84조319억원)보다 6.48% 늘어나고 영업이익도 9조7,632억원에 달해 사상 첫 10조원 달성에 바짝 다가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의류 업종인 휠라코리아와 대표 타이어 종목인 한국타이어 등도 5~8% 가량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고 GS리테일과 현대백화점과 같은 유통주들 역시 내년 매출액이 올해 추정치보다 10~20% 가량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부진을 겪었던 화학이나 정유, 철강, 건설 등 업종의 추세 전환도 점쳐지고 있다. GS건설의 새해 예상 매출액은 10조6,654억원으로 올해 추정치(9조5,281억3,200만원)를 1조원 이상 웃돌고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도 올해보다 각각 40.16%, 28.54%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는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이 올해와 비교해 1.71%, 17.06% 증가하고 SK이노베이션 역시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 순이익이 올해보다 각각 0.88%, 26.51%, 38.97% 뛸 것으로 보인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현재 전망 수치로는 올해 부진했던 경기민감 섹터가 내년에 상대적으로 더 좋아지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화학과 정유, 철강, 건설 등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부문이 내년에 최소한 시장 평균만큼의 이익증가율을 회복하거나 그 이상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통신과 전기, 가스(유틸리티), 음 식료, 의료 등 부분도 올해보다 내년 실적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업계의 경우에는 새해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새 정부가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사대상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개사가 내년 실적이 2012년 추정치를 다소 밑돌고 있다. 나머지 6개사도 2013년 실적이 올해 수치를 웃돌고 있기는 하나 1~6%에 그치는 등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엔터테인먼트 업종 선전 기대
■코스닥
안현덕기자
코스닥 상장사는 새해 모바일 관련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1개 코스닥시장 상장회사의 새해 매출액은 12조7,15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추정치(11조145억원)을 1조원 가량 웃도는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조4,348억2,600만원, 1조588억4,900만원을 기록, 올해 예상치(1조457억3,100만원, 7,358억3,100만원)보다 3,000억~4,000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는 업종은 IT다. 이 가운데서도 올해 모바일 게임시장 내 위치를 공고히하고 있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내년 매출액은 2,045억8,300만원으로 올해 전망 수치(1,271억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527.21%, 당기 순이익도 688%나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다. KH바텍과 우주일렉트로닉스도 큰 폭의 실적 향상으로 고공행진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 종목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23억원, 328억원으로 올해 예상 수치와 비교해 206.87%, 100.43% 늘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 컴투스와 게임빌 등 000 게임 기업들은 물론 네패스와 와이솔 등 IT부품 업체들도 계사년 실적 향상이 점쳐지고 있다.
경기소비재 종목 가운데서는 CJ E&M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CJ E&M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 수치는 929억원으로 올해(424억원)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내년 영업이익(455억원)이 올해와 비교해 76.05% 증가할 전망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도 엔터테인먼트 종목으로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종목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소재와 통신서비스 등도 20~60% 가량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내년 실적 향상 전망이 밝은 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