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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채권시장 '94년악몽' 재현우려

국채 10년물 값 94년 이후 처음 7주 연속 하락

미국 채권시장에 지난 94년의 시장붕괴의 악몽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고용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는데다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국제유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최근 채권시장은 가위눌림을 당하고 있다. 지난 주 현재 미 국채 10년물 가격은 지난 94년 이후 처음으로 7주 연속 하락세(금리 상승)를 기록했다. 신규 고용자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발표된 지난 7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27%포인트 뛰어오르며 4.77%를 기록, 2002년 7월 8일 이후 2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론 FRB가 94년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파장을 경험했기 때문에 당시와 같은 정책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인플레가 잡히지 않을 경우 94년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004년, 94년상황과 닮은 꼴=현재 경제상황은 지난 94년과 매우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시에도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면서 상당기간 저금리가 유지돼 오다 경기지표들이 개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지난 94년 2월 경기가 확실한 확장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한 FRB는 17개월간 3%로 묶었던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FRB는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진행속도가 빨라지자 금리를 연속해 인상했다. FRB는 1년동안 기준금리를 무려 3%포인트나 올랐다. 그 여파로 미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5.7%에서 그 해 11월 8%까지 뛰었고, 당시 캘리포니아주의 오렌지 카운티가 파산하는 등 미국경제가 홍역을 치렀다. ◇경기회복 속도가 열쇠=그러나 이 같은 우려와는 달리 FRB가 지난 94년의 기억 때문에 무리하게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도 지난 94년만큼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하는 국제유가가 물가상승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고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들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고 있어 불안감을 떨쳐버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7일 발표된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며 28만8,000명을 기록했고, 1ㆍ4분기 생산성도 3.5%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존 칼벌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면 FRB가 기준금리를 2년에 걸쳐 4%까지 올리겠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다면 6%까지 올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스티븐 젠 모건스탠리의 수석 환율분석가도 “달러에 대한 유로 강세는 94년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시장 불안감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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