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신숙자씨 모녀가 북한에 강제 구금돼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산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이 지난 26일 신씨와 두 딸 오해원ㆍ규원씨가 지난 1987년 이래 쭉 임의적 구금 상태에 있어왔다는 답변을 보내왔다"며 "이들은 북한 정부에 두 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세 사람의 즉각적 석방(release)과 (구금에 대한) 충분한 배상"이라고 밝혔다.
열린북한방송 대표를 지내며 북한인권운동을 해온 하태경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release'의 의미에 대해 "유엔 인권선언의 전체적 맥락에서 보면 해외로의 자유로운 출입국을 의미하기에 국내 송환까지도 포함하는 의미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혜원ㆍ규원씨의 송환을 요구할 근거를 묻자 "'release'라는 표현에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나라에서 어디서 거주하고 싶은지를 알아보는 게 포함돼 있다"고 덧붙여 주장했다. 하 당선자는 그러나 유엔에서 낸 의견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어려운 문제임을 인정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OHCHR 측에 "신씨는 1980년대부터 앓던 간염으로 사망했으며 임의적 구금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답변을 보낸 바 있다.
신씨의 남편인 오길남씨는 "아직은 넘어야 할 산도 있지만 어쨌든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며 "아내가 사망했다면 유해 송환을 바라고 두 딸과 독일에서라도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모 언론사 기자에게 "깔따구같이 들러붙는다"며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나 기자회견 직후 화해하기도 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신씨의 두 딸은 평양시내에 거의 구금 내지 감시 상태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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