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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뉴노멀 시대 오나] 드라기에 실망한 유럽

민간자산 매입 카드 꺼냈지만 獨·佛 등 반대로 규모 못정해

"경기 부양에는 역부족" 지적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무기(민간 자산매입)를 꺼내 들었지만 동료들(독일·프랑스)이 총알을 건네주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회의 직후 내놓은 평가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추가 부양조치로 민간자산 매입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못해 시장을 실망시켰다.

드라기 총재는 앞으로 2년간 자산담보부증권(ABS) 등 민간 자산을 사들이고 매입 대상에 정크 등급인 그리스와 시프러스 채권 등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입규모에 대해서는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규모"라고만 말했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핵심국들이 ECB 돈으로 취약국 은행들이 발행한 ABS 등을 사들이는 데 반대하고 있어 ECB 통화정책위원들이 자산매입 계획 세부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CB가 약속대로 이달 중 ABS 매입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그 규모는 일단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기 총재의 발표 이후 유럽증시와 국채시장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이날 2.77% 급락했으며 채권시장도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 등을 중심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유럽 경기 회복에 대한 실망감으로 유로화 가치는 더 떨어졌다. 3일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은 1.2501까지 급락하며 2012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아라드 잔가나 슈뢰더인베스트먼트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유로 지역 성장과 인플레이션 지표가 최근 악화함에 따라 시장은 '더 본격적인 조치'를 기대했다"면서 "ECB가 공개한 추가 조치는 실물경제를 부양하기에 너무 미미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결국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대로 올리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채매입 프로그램인 미국식 양적완화 조치가 궁극적으로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드라기 총재가 4월 제시한 세 가지 시나리오 중 마이너스 금리, ABS 자산매입, 대규모 양적완화 중 남아 있는 카드는 양적완화밖에 없기 때문이다. FT는 "독일은 양적완화에 대해 논의조차 못하게 하고 있지만 시장은 결국 말이 아닌 행동을 원하고 있다"며 "물가상승 시그널이 없다면 양적완화가 다음 카드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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