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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봉사하는 삶 택한 고 손순현 중사

퇴근길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

장기기증 원하던 고인 뜻 따라 심장·신장 등 8명에 새 생명

'군인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를 모두 기증하고 싶다. 군인으로서 끝까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8명에게 새 생명을 전하고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한 젊은 군인의 장기기증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고(故) 손순현 중사는 지난해 12월19일 29세의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등졌다. 그는 지난달 12일 폭설이 내리는 강원도 속초에서 퇴근길에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친 후 19일 현대아산병원 뇌사판정위원회에서 뇌사 최종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손 중사의 심장과 양쪽 신장, 췌장, 각막, 간 등이 적출됐다. 손 중사의 장기는 서울 삼성병원 등으로 보내져 총 8명에게 새 삶을 안겨줬다.

손 중사의 형 손일호(33)씨는 "장기기증이 동생의 뜻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가족들도 망설임을 접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손 중사가 나라를 지키고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보탬이 되겠다며 직업군인의 길을 자원한 속 깊은 청년이었다고 전했다. 서너 번의 낙방 끝에 지난 2006년 부사관 시험에서 1∼2등을 다투는 성적으로 합격한 끈기도 있었다.



뇌사 판정을 받은 날 담당의사가 마지막 가는 길이니 좋은 일 하고 가시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장기기증을 제안했지만 가족들은 한참을 망설였다고 한다.

그러나 사고 소식을 듣고 캐나다에서 달려와 병실을 지키고 있던 손 중사의 여자친구 A(29)씨가 평소 장기기증을 원했다는 고인의 뜻을 전했다. A씨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2011년 어느 날 담담하게 장기기증을 통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동생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지지만 8명의 다른 생명을 살렸으니 동생도 간접적으로 살아 있는 것이고 어디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동생이 살아 있다 생각하니 한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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