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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 시대] 자식상전 시대

양육비 과다 지출, 자녀에게 도움만 되진 않아<br>장수시대 난감한 노후 피하려면 스스로 준비를

김진웅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라고 했던가. 자식사랑에 대한 부모의 마음은 모두 한결 같다. 특히 예전과 달리 요즘처럼 자식이 하나 또는 둘만 있는 경우는 더한 것 같다.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녀 1인당 월 평균 양육비는 약 120 만원이 들고 성장할 때까지 모든 양육비는 3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 중산층이 자녀양육비로 2억 7,000만원 정도 쓴다고 하니 이미 우리는 선진국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자녀에게 아낌없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나친 양육비 지출이 본인의 삶 이외에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볼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먼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의 노후준비 문제다. 노후준비에 가장 큰 걸림돌로 하나같이 '자녀교육' 및 '자녀결혼 등 각종 지원비용'을 꼽고 있으면서도 정작 조절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당연시 되던 시절에는 자녀지원이 부모의 행복으로 돌아오고 수명도 그리 길지 않았으니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장수시대에 부모 본인들이 미래 준비를 하지 않고 자녀 양육에만 신경쓴다면 인생후반에 난감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으로는 과다한 자녀양육비가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주변의 젊은 부부들은 한 자녀만 계획하거나 상황을 봐서 여유가 되면 한 명을 더 낳겠다는 경우가 많다. 양육비부담때문에 다자녀를 키울 용기가 생기지 않는 셈이다.



게다가 높아져만 가는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맞벌이를 선호하고, 아빠와 엄마 모두가 경제활동을 해야만 한다면 가정을 보살필 시간이 부족해 진다.

결국 과다한 자녀양육비의 지출이 국가의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고 인구구조가 고령화 되어 가면서 국가의 성장동력이 떨어지게 되는 연쇄효과가 생긴다. 양육비의 과다 지출이 개별 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전반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볼 때 국가 입장에서도 심각한 고민거리가 된다.

자식이 상전(上典)인 시대, 자녀사랑도 좋지만 요즘 부모들은 심하게 모성애와 부성애가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자녀들이 사랑스러울 지라도 아낌없는 경제적 지원이 진정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우리 자녀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지원보다는 어려운 세상살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인생의 경험, 부모들과의 따뜻한 대화, 형제와 자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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