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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95 마스크 등 일반보호구는 물론 D등급 보호구를 착용하고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된 의료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소 보호구 사용법에 대한 훈련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안전한 보호구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국내 메르스 의료진에 적용되고 있는 보호구 레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추가로 확진 판정을 3명 가운데 2명은 의료진이다. 168번째 환자(36)는 건국대병원 방사선사이며 169번째 환자(34)는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 의사다. 주목할만한 사실을 이들 모두 보건당국이 권장하는 레벨 D 수준의 보호구는 아니지만 마스크 등의 기본적인 보호구를 착용한 채 환자를 돌보고 엑스레이를 촬영했는데도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점이다. 정은경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69번째 환자는 메르스 확진자를 진료하고 있던 담당 의사로 환자를 대할 때 고글과 N-95 마스크, 글러브 등을 착용하고 있었고 168번째 환자 역시 근무할 때 N-95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 등을 쓰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건양대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간호사의 경우 당시 레벨 D 등급 보호구를 착용했었지만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이들이 보호구를 쓰고 벗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권준욱 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방호복의 레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호구 착의·탈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도 "교육이나 훈련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호구가 우선 지급되면 착용 상의 여러 가지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메르스 의료진에 적용하는 보호구 레벨(D등급)을 C등급으로 상향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D등급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보호구 기준 중 최하위다. C등급과 D등급의 가장 큰 차이는 눈과 코, 입 부위를 제외한 안면부의 노출 여부다. C등급은 안면 보호 장비가 있어 얼굴 전체가 가려지지만 D등급은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은 인공호흡기 장착을 위해 기도 삽관 등을 할 때 환자의 채액이 다량으로 튈 수 있는 만큼 C등급 보호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메르스 의료진 보호구 등급 상향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권 반장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 결과 레벨 D가 메르스 환자 진료에 가장 적합하고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현재 집중관리병원 중심으로 질병관리본부가 비축하고 있는 D등급 보호구를 배포하고 있다. 경기도는 D등급 보호구를 착용한 의료진도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가 나온 만큼 일부 병원·의료진의 경우 D등급 보호구로는 불충분하다는 판단에 C등급 보호구를 구매했다.
경기도는 메르스환자 중점치료센터로 지정된 경기도의료원 산하 수원병원에 C등급 보호구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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