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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 '우울한 성탄절'

이-팔 갈등에 외부와 단절 '거대한 교도소'로 <br>이라크도 축제분위기 없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이자 성탄절의 본고장인 베들레헴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 때문에 어느 해보다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성탄절을 맞고 있다. 또 이라크의 기독교도들도 테러에 대한 우려로 축제 분위기를 즐기지 못하고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베들레헴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 건설하고 있는 분리장벽 때문에 외부와 단절된 채 ‘거대한 교도소’가 돼가고 있다. 2000년9월 시작된 팔레스타인 봉기후 이스라엘은 베들레헴 주변에 유대인 정착촌을 짓기 시작했으며 78개의 분리장벽을 설치했다. 이후 베들레헴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을 찾는 관광객은 2000년 9만1,726명에서 올해에는 7,247명으로 92%나 줄었다. 교회 성직자들은 “이미 많은 기독교인들이 베들레헴을 떠났으며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며 “성탄절을 앞두고 이 작은 평화의 도시가 장벽에 둘러싸인 거대한 교도소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는 저항세력의 공격 우려로 야간 통행금지가 시행돼 성탄 전야행사가 취소되는 등 크리스마스 축하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전체 인구의 3%를 차지하고 있는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성탄절 오전에도 교회가 저항세력의 공격목표가 될 것을 우려해 거의 교회를 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내에 많지 않은 교회에는 주변에 차량 폭탄공격을 막기 위한 바리케이드와 철조망이 설치되고 무장경비병들이 배치되는 등 경계가 한층 강화됐다. 기독교 신자인 부슈라 고르지스(31)는 “과거에는 보통 자정 미사에 참여해 성탄을 축하하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만찬을 했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모두 테러범들을 두려워해 교회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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